[컨콜] 올해도 어렵다… 네이버 "핵심 사업 수익성 방어·적자폭 개선 모색할 것"(종합)

2023-02-03 11:20
네이버, 2022년 연간 매출 8조원 첫 돌파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 걸음질'
광고 매출 성장세 둔화와 클라우드·콘텐츠 부문 적자가 요인…올해 개선에 집중
'챗GPT' 열풍 지켜본 네이버, 상반기 중 '서치GPT' 출시해 생성형 AI 시장 진출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올해 서치플랫폼·커머스 등 핵심 사업에서의 수익성 방어, 신사업에서의 적자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올해 거시경제도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전략을 통해 최대한 전체적인 수익성에 타격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며 '역성장'한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2717억원, 영업이익 3365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2%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8조2201억원,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줄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8조원을 돌파했으나, 전체적인 수익성은 오히려 감소한 한 해였다.
 
"올해 핵심 사업부문 실적 예상치 제시도 어려워…최대한 역성장 방지할 것"
영업이익 감소는 서치플랫폼·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클라우드·콘텐츠 등 사업의 연간 영업적자가 37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부문의 통합 영업이익은 1조7893억원이다. 서치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9% 성장했지만, 4분기 기준 성장률은 전년 대비 2.3%다. 커머스 부문 매출도 2022년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지만 지난해보다는 성장률이 감소했다.

특히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등을 총괄하는 서치플랫폼 사업 부문의 어려움이 컸다. 글로벌 경기 위축 속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추세인 데다가, 지난해 10월 29일 벌어진 '이태원 참사' 여파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강해지면서 성장률 둔화로 이어졌다.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2.9% 매출이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커머스 부문 역시 광고 매출액 쪽에서 이 같은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았지만, 중개·판매 부문이 성장하면서 전체적인 연간 매출 성장률을 그나마 방어할 수 있었다. 브랜드스토어와 여행·예약, 리셀 플랫폼 '크림' 등이 고성장한 덕이 컸다.

네이버는 이러한 어려움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거시경제 불황 속 광고 시장의 냉각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네이버도 최소한 '역성장'을 하지 않는 쪽으로 전략을 정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검색 광고 회사들도 더 이상 가이던스를 줄 수 없을 정도로 거시경제 환경이 굉장히 불확실하다"며 "특히 북미의 경우 이들 광고 플랫폼이 지난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올해 핵심 사업의 가이던스(실적 예상 전망치)를 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역성장은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네이버]

다만 네이버는 검색광고 등의 사업이 역성장으로 가지 않는다면 올해 전체적인 전사 이익률 상승에는 무리가 없다고 자신했다. 클라우드와 콘텐츠 부문에서 37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한국에서의 유료 이용자 비율 상승 전략을 해외 시장에도 접목, 해외에서의 결제이용자 비율을 더욱 높여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클라우드 부문의 경우 앞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기업, 금융 등으로의 시장 확장을 모색한다.

올해 1월 13억1000만 달러(약 1조6700억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 이용자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의 경우 올해 1분기 중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CFO는 "2022년 포시마크가 약 300억원 정도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4분기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계속 포시마크에 비용 효율화를 요청했고 4분기로만 보면 에비타 적자가 50억원 정도였다"며 "더 많은 비용효율화 노력에 따라 에비타 측면에서는 1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전략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는 고민해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비용 효율화에 전념한 결과 그래도 연간 기준 영업이익을 잘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남선 CFO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3분기에 이어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사용을 효율화함으로써 2022년 연간 기준으로 16%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네이버식 '챗GPT', 상반기 등장한다
한편, 네이버는 최근 '챗GPT'가 이끌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제너러티브 AI, 이하 생성형 AI) 시장에도 조만간 뛰어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인 '서치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형 AI와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며 "네이버는 한국어로는 가장 고품질의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자일 뿐만 아니라 초거대 AI 모델로는 세계 정상급의 기술을 자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AI 기술 개발 회사"라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번역하면서 생기는 정확성 저하에 대해 비교적 비용 효율적으로 네이버의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를 접목하고, 기존 검색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생성형 AI인 '챗GPT'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최 대표는 "서울 지하철 요금 등 정보가 요약된 답변이 필요한 검색에는 신뢰도가 높은 최신 콘텐츠 데이터를 출처와 함께 요약·제공하고, 노트북 싸게 구매하는 방법 등 조언이 필요한 검색에 대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답변을 제시해 검색결과 품질과 이용자 콘텐츠 소비 경험을 높이기 위한 실험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서치GPT'를 곧바로 네이버의 검색 엔진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별도의 서비스를 베타서비스 방식으로 출시해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문제 등을 중심으로 충분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생성형 AI의 단점이 뚜렷한 데다가 비욜 효율화 면에서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용자의 만족도나 네이버의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고 나면 정보성 검색에 대해서는 저희 검색에 넣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당장 이를 접목해 트래픽이나 이용자 충성도를 높인다는 것보다는 새로운 검색 기술의 연구 목적"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의 이러한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는 향후 클라우드 관련 수익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이미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라는 AI 모델이 있으며 이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한 유료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현재도 AI콜이나 케어콜 등 여러 솔루션들이 네이버 클라우드 위에서 상품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GPT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통해 이를 수익화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