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도 탈중국 러시...해외서 부활 날갯짓
2023-01-29 16:44
면세업계가 올해도 탈(脫)중국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만 의존해선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해외시장 확장에 다시 시동을 걸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롯데면세점이다. 올해 6월 호주 멜버른공항점과 하반기 베트남 하노이시내점 출점을 앞두고 있다. 현재 임시 운영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역시 올 상반기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엔데믹 전환 이후 롯데면세점은 순차적으로 글로벌 사업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도 지난 12일 롯데그룹 사장단회의(VCM)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해외 사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과도 좋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40% 성장하며 전체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롯데면세점 영업이익은 358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후발 주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아직까지 해외 매장을 운영한 경험은 없지만 계속 글로벌 면세사업자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면세점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데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중국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뼈저린 학습효과가 있다.
면세업계는 당시 중국의 한한령으로 일반 관광객 발길이 끊기자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에게 높은 송객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펴왔다. 이러한 다이궁 유치를 위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수익성을 악화시킨 주범으로 꼽힌다.
해당 기간 다이궁이 면세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로 높아졌다. 송객 수수료 역시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매출 대비 송객 수수료 비중은 40%를 웃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에만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며 "현재 면세점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