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비중 한 달 새 50.6%→58.8%…"월세 가격 너무 올라"

2023-01-30 07:59
서울 아파트 전셋값 두달간 8.4% 빠져, 하락세 가팔라…"월세 수요 줄어들 것"

[그래픽=아주경제]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한 달 새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월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데다 전세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전세를 선택하는 임차인들이 많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58.8%를 기록하며 전월(50.6%) 대비 8.2%포인트 높아졌다. 

앞서 지난해 8월 60.5%에 이르던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비중은 △9월 57.0% △10월 57.9% △11월 53.6% △12월 50.6%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사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전세계약을 망설이는 세입자들 사이에 이른바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 월세 등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앞서 전셋값이 높았던 상황에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이뤄졌다”며 “지난해 이자 부담 또한 커지며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지급하는 보증부 월세 계약 등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아파트 임대차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천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자는 "최근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세를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께부터 주간 평균 1% 안팎으로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월셋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세 수요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1월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1% 하락하면서 지난해 11월 말 이후 8주간 8.4% 하락률을 보였다. 서울 전셋값 하락이 시작된 지난해 1월 넷째 주부터 11월 넷째 주까지 약 10달간 5.3% 내린 것과 비교하면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월셋값은 꾸준히 오르다 최근 들어 하락 전환했지만 전셋값과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서울 아파트 월세 통합지수에 따르면 해당 지수는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꾸준히 올랐다가 지난해 11월 0.07% 빠지며 하락세로 전환한 뒤 12월에 0.45% 내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는 상한선 근처까지 오른 상황”이라며 “최근 전셋값 하락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전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나며 월세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주인 또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대출을 받으면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하므로 현 상황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그다지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