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적 악화 현실화···올해 반등 방안은 '전장 사업'

2023-01-28 06:00

LG전자가 올해 글로벌 경기 위축을 극복할 방안으로 전장(VS) 사업의 성장을 꼽았다. 이로써 7년 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한 전장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LG전자는 27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5% 감소한 3조551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LG전자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도 전장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매출은 높은 수주잔고 기반과 완성차 업체의 주문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올해는 차별적 제품 경쟁력을 통해 고부가·고성능 제품 수주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자동차 부품 시장 내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LG전자의 주력 사업이던 가전 사업이 올해 한동안 어려운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큰 차이다.

다른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추세, 금리 인상 등 거시 경제 여건이 하반기 개선된다 할지라도 그동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와 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정상화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올해도 (가전) 시장의 어려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장사업본부가 매출액 8조6496억원과 영업이익 1696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2013년 출범한 LG전자 전장사업은 2015년 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내에서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전장사업은 회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3'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전장사업이 고속도로에 올라갔기 때문에 앞으로 액셀러레이터 밟을 일만 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LG전자 VS사업본부는 고부가 및 고성능 제품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며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간 지속적인 경쟁력 축적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LG전자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이른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