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안보, 경제, 보건협력,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긴밀히 함께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특별연설을 한 후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의 '세계가 질서를 재편하고 있는데 한국은 중국,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거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하는 유사한 정치‧사회‧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고, 중국에 대해선 "우리와 다른 점이 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우리와 체제가 다르거나 또 보편적 가치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배제‧차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더 융합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가 블록화라든지 배제, 차단, 이런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류 사회의 번영을 가져온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이며 국제사회의 공동 번영을 추구한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어떤 침략을 감행하지 않고, 협력할 의사가 있는 어떤 체제의 국가와도 공급망 복원, 기후 위기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공동 노력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공급망 재편에서 한국은 어떻게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인지'라는 질문에는 반도체 협력를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고 현대 산업 사회에서는 필수품"이라며 "그러나 지금 여러 지정학적 갈등과 다양한 원인들로 반도체 공급망이 기술의 블록화를 보이면서 현대 산업 사회의 경제 성장이 많은 위축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저희는 가급적이면 우리가 가진 반도체 기술을 많은 나라에서 생산함으로써 함께 또 공유할 것은 공유해나가고, 우리 기술 중 앞선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기술이 워낙 중요한 기술이니 기술 블록화는 피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면서도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지 여러 나라와 협력 사업을 더 강화하고, 공급망이 원활히 복원되고 국제사회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4개국(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동맹' 가입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중국과의 공급 협력 노력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과 탄소중립'에 대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강화하고, 원자력 발전을 좀 더 확대해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전에 관해선 "우리나라의 원전을 추가 건설하는 것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탄소중립을 목표하는 국가들과 기술을 공유하고 다양한 수출과 협력을 통해 청정에너지 원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재생에너지 역시 "기술 산업화를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서 수소 또는 풍력,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국제사회와 다양한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향해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