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 글로벌 농기계 시장서 한국 비중은 1%···"정책적 지원으로 육성 필요"

2023-01-19 08:00

전세계 농기계 시장 규모는 약 200조원으로 추정되지만, 한국 시장은 이중 1%에 불과한 약 2조원에 그친다는 조사가 제기됐다. 글로벌 식량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농기계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 '농기계 산업 글로벌 동향과 한국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제언했다. 취약한 식량안보, 농촌 고령화, 농업 생산성 하락 등 ‘삼중고’에 직면한 한국 농업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글로벌 농기계 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1570억 달러(약 200조원)로 추정되며 매년 5% 이상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존 디어(미국), CNH(영국), 쿠보타(일본), AGCO(미국) 등 주요 4개 기업이 전체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업용 자율주행 및 드론 분야 사업의 확장세가 거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및 드론 분야는 오는 2025년까지 각각 26억 달러(약 3조3000억원) 및 17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8%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한국 농업 시장은 삼중고에 직면해있어 농기계 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OECD 38개국 중 식량안보 순위 32위로, 고질적인 낮은 식량·곡물자급률로 인해 글로벌 식량위기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지난 2021년 기준 고령농 비중이 약 50%로,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인력수급이 어렵다. 또 논농사에 비해 밭농사 기계화율(62%)이 낮아 생산성이 저조한 상황이다.

농기계 내수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조3000억원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에 그쳤다. 대동, LS엠트론, TYM 등 주요 기업이 있지만, 매출 규모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수준이다. 

향후 농기계 산업은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가 결합한 모빌리티, 로보틱스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융복합형’ R&D 추진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농기계 관련 연구기관을 포괄하는 산학연 연계 클러스터를 강화하고,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계류된 '스마트농업육성법'도 조속히 통과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첨단 농기계 관련 R&D나 설비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검토 역시 지적됐다. 이외에도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하고, 개도국 대상 농촌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추진 시 국내 농기계 기업의 참여를 염두에 둔 사업 설계 등이 해법으로 꼽혔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농업 분야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산업정책이 정말 중요해졌다"며 "수출 부진 등 한국 산업 전반의 경제활력이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농기계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면 식량농업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장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