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비스텝 '대세'…0.25%p 인상 가능성 95%

2023-01-13 10:57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폭을 0.25%포인트(p)로 줄이며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률 전망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94.7%로 집계됐다.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5.3%로, 전날 23.3%에서 크게 내려왔다.
 
베이비스텝이 기정사실화된 배경은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다. 12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6.5% 상승하며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는 같은 기간 5.7% 상승해, 역시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보였다. 두 수치 모두 전문가들의 전망치와 일치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월 CPI가 발표된 직후 연설을 통해 “올해 몇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면서도 “앞으로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2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피력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긴축 속도를 낮출 것이란 데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발언은 기대감을 더 키웠다. 그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때 더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가능한 한 빨리 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시장은 속도조절 언급에 더 주목했다.
 
향후 연준의 행보는 서비스 물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은 높은 임금 상승이 서비스 부문의 물가를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한다. 고용 시장의 열기가 냉각될 때까지 인플레이션이 계속 오를 것이란 시각이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고용 시장은 탄탄하다.

또 다른 문제는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여전히 끈질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거비는 지난달 0.8% 상승하며 전달인 11월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다만 주거비의 경우 노동부의 집계 방식이 후행하기 때문에 실시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물가는 중고차가 8.8% 하락하면서 전달보다 0.3%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달 대비 9.4% 하락하면서 CPI 둔화에 크게 기여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떨어질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아넣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CPI는 연준이 2월에 금리인상 속도를 0.25%포인트로 더 낮출 여지를 준다”며 “우리는 기준금리가 3월에 5%로 정점을 찍고 올해 남은 기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CPI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0.25%포인트로의 하향 전환이 확실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 & Co)의 글로벌 정책 연구책임자인 로베르토 페릴은 “0.5%포인트 인상의 위험은 여전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금리이며, 연준이 12월 CPI를 기준으로 최종금리 5%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