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전기본]원전 늘리고 신재생은 속도조절…정부 "NDC 달성 가능"

2023-01-12 12:00
2030년 원전 발전비중 32.4%…신재생 21.6%, NDC보다 낮춰

1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의 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32.4%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과 신규 원전 건설을 통해 2036년까지 원전 비중을 34.6%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신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21.6% 비중을 목표로 설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통해 설정한 목표치인 30%보다 8.6%p 낮은 수치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대폭 줄었음에도 2030년까지 전환부문 배출가스 감축 목표인 1억4990만톤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는 12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2년 주기로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과 이에 따른 전력설비 확충을 위한 전기본을 수립해야 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원전 적극 활용 △신재생 합리적 보급 △석탄 감축 유도 등의 방향을 10차 전기본에서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빠르게 증가하는 전기화 수요와 데이터센터의 영향으로 2036년 기준수요를 135.6GW로 전망했다. 다만 9차 전기본보다 강화된 수요관리 목표를 제시해 최대전력은 17.7GW(기준수요의 13.0%)를 절감, 전력소비량 기준으로는 105.7TWh(기준수요의 15.0%)를 절감하기로 했다. 기준수요에 수요관리를 차감한 2036년 목표수요는 118.0GW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2036년까지 목표수요에 기준 설비예비율(22%)를 반영한 실효용량을 143.9GW로 추산했다. 정부가 설비 현황조사를 통해 운영중, 건설중, 폐지 예정설비 등을 계산한 2036년 확정용량은 142.2GW로, 향후 1.7GW의 신규설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제주 지역 일부 물량을 제외한 신규 설비 발전원은 기술개발, 사회적 수용성 등을 고려해 차기 전기본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0차 전기본 전원별 발전량 비중[자료=산업통상자원부]

원전은 지속 확대…신재생은 실현가능 수준 설정

2036년까지 발전원별 설비는 원전·LNG·신재생은 확대, 석탄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과 신한울 3·4호기 준공을 추가 반영하고 석탄발전인 동해 1·2호기, 당진 5·6호기를 신규 LNG 대체발전에 포함시켜 총 28기의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사업자 의향, 풍력 확대 필요성 및 현재의 보급여건 등을 고려해 실현가능한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10차 전기본에서 목표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1.6%로 9차(20.8%)보다 상향됐지만 지난 정부의 NDC 상향안에서 제시한 30%와 비교할 때 대폭 축소된 규모다. 

산업부는 "지난 정부 5년동안 신재생 설비용량이 연평균 3.5GW 증가한 반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1.6% 달성을 위해서는 연 5.3GW 증가가 필요하다"며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출력제어 완화 등을 위한 백업설비 26.3GW 확보를 위해 약 29조~45조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 축소에도 2030년까지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NDC 상향안에 따라 2030년까지 2018년 배출실적 대비 44.4%, 약 1억499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전력계통 수용 위해 대규모 전력망 보강

전력계통 부문에서는 원전, 재생에너지 등 확대되는 발전설비를 전력계통에 적기에 수용하기 위한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해안 지역의 원전 신규 건설(신한울 3‧4호기)과 계속 운전(신한울 1‧2호기)에 대응해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고 호남권을 중심으로 보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한 지역간 융통선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저탄소전원 전용 전력거래시장 개설 등을 통한 전력시장 다원화도 추진한다. 현재 별도 계약시장없이 모든 전원이 단일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면서 단일 가격(SMP)으로 보상받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를 기저전원·저탄소전원 등으로 구분해 거래하는 '선도 계약시장 개설'을 올 상반기 추진한다. 

또 실시간·보조서비스 시장 등을 도입해 현행 하루전 현물시장을 개선하고 전력 시장의 가격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가격입찰제(PBP) 도입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10차 전기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전력수급 달성을 위한 후속과제들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어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등 후속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