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성추문 의혹 5년 만에 해명·사과 없이 문단 복귀

2023-01-10 16:33

고은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오른쪽) 표지 [사진=실천문학사]

 
고은 시인이 신작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펴냈다. 2018년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폭로로 활동을 중단한 지 5년 만이다. 사과나 해명 없는 문단 복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천문학사는 최근 고 시인의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출판했다.

고은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시집 '초혼'과 '어느 날'이 나온 뒤로 5년"이라며 "거의 연중무휴로 시의 시간을 살았다"고 말했다.

'고은과의 대화'는 캐나다 시인 라민 자한베글루와 고은이 나눈 대화를 엮은 대담집으로 2020년 인도에서 출간한 원본을 번역 출간했다. 이 책에는 고은의 삶과 철학(사상과 지혜)와 시(대표작 118편 수록)의 정수가 하나로 용해돼 있다고 실천문학사는 소개했다.

실천문학사는 또 계간지 '실천문학' 겨울호의 김성동 작가 추모 특집에도 고은 시인이 쓴 추모시를 실었다.

그러나 고은 시인은 문단 복귀 행보에도 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해명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고은 시인은 2018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하며 "집필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후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총 2일간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의 적절성' 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989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172명의 문인과 1817명이 독자들이 참여했다. 복귀에 반대한 사람은 1973명으로 99.2%, 찬성한 사람은 16명으로 0.8%였다. 고은 시인이 자숙해야할 기간으로는 97.8%가 복귀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며 6년 이상이라고 이야기한 이들도 23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