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거래일간 3조원 던진 기관, 반도체·리오프닝은 담았다

2023-01-05 17:00

[사진=SK하이닉스]


기관투자자들이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국내증시에서 3조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와 리오프닝 관련주는 순매수하고 있다. 반도체주는 SK하이닉스를, 리오프닝주는 신세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사이클 피봇(반등) 가능성과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업황 정상화 기대감 등이 있다며 관련 종목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증시 배당락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순매도액 합계는 2조9292억원에 달한다.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날은 배당락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8일로 이날 하루에만 1조19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다만 반도체 관련주는 국내증시를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반도체주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1000억원을 상회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 순매수액이 848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전자우가 93억원, 솔루엠이 54억원, 원익IPS가 3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반도체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감소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호재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반도체 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으로 8%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 감소가 주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대미문의 재고부담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호재가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을 피벗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2022년과 2008년 반도체 지수가 크게 하락한 다음해에 큰폭의 주가 상승이 뒤따랐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오프닝주도 기관의 선택을 받았다. 기관은 백화점과 면세점, 여행 관련주를 비롯해 카지노와 화장품, 항공주 등 리오프닝 테마를 골고루 순매수했다.

순매수액이 가장 높은 리오프닝주는 276억원을 기록한 신세계로 나타났다. 이어 호텔신라가 17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하나투어 132억원 △GKL 106억원 △아모레G 91억원 △모두투어 48억원 △진에어 47억원 △코스맥스 41억원 등으로 확인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및 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 소비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면서 수요 회복 기대감도 강해지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가 무난하게 정착된다면 2023년 2분기부터 시내면세점 매출이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는 해외 송출객 정상화가 예상되면서 국제선 공급이 76%까지 회복될 것"이라며 "모두투어는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출입국자수 회복과 국제선 공급 정상화 기조에 힘입어 2023년 영업 정상화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