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음란물 텔레그램서 봤는데...개정 전 아청법으론 처벌 불가

2023-01-02 21:06
2020년 6월 개정 전 아청법으론 음란물 시청·구입 처벌 불가...죄형법정주의 반해
현행 아청법은 음란물 시청·구입·소지 모두 처벌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개정 전 아동 음란물을 시청할 수 있는 'URL(링크)'을 구입한 것만으로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결정에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2월 아동·청소년 음란물 211개가 저장된 텔레그램 대화방 URL을 산 뒤 음란물을 시청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쟁점은 음란 대화방 URL을 보관한 것이 음란물 소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A씨 범행 당시엔  아동·청소년 음란물 시청과 구입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었고, 소지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만 있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가 항소함에 따라 2심은 A씨가 음란물 소지로 볼만한 행위를 하지 않은 이상 음란물 구입·시청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 법원은 "대화방 URL을 보유한 것은 웹 사이트 스트리밍으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시청한 것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웹 사이트 스트리밍 시청은 처벌하지 않으면서 대화방 URL을 보유한 것은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최종 기각했다.

다만 2020년 6월 시행된 현행 아청법은 A씨처럼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구입·시청·소지한 자를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를 위해 처벌 대상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