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보상안 발표했지만…남은 과제는 여전히 '산적'
2023-01-02 17:55
지난해 12월 29일 보상안 발표하고 서비스 장애 대응 비대위도 해체
전체적인 피해 보상 마무리 수순이지만 아직 일부 절차 남아 있는 상황
보상 절차 완전히 마무리되면 SK C&C와의 구상권 청구 문제 다시 떠오를듯
전체적인 피해 보상 마무리 수순이지만 아직 일부 절차 남아 있는 상황
보상 절차 완전히 마무리되면 SK C&C와의 구상권 청구 문제 다시 떠오를듯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가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 보상안 마련 등을 어느 정도 매듭짓고 올해부터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피해 보상 논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 데다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놓고 SK C&C와의 '줄다리기'가 예고돼 있어 실제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2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오전 서비스 장애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해체하고 비대위 소위원회를 이끌어 온 소위원장 등에 대한 인사 발령을 냈다. 지난해 10월 16일 비대위가 출범한 지 79일만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8일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고, 지난달 29일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 보상안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인사 발령에 따라 그간 비대위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을 맡았던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미래 전략 기획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의 상근고문을 맡는다. 남궁 전 대표와 함께 공동 소위원장이었던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클라우드책임자(CCO)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인프라 부문을 이끈다. 카카오는 '이프 카카오'를 통해 IT 엔지니어링 전담 조직의 확대 편성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향후 5년간 서비스 안정화 투자 재원을 지난 5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더욱이 피해 지원 방안 발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선 50만원 이상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카카오 측에서 피해 입증 과정을 면밀히 거친 후 추가 지원책을 모색한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소상공인 대상 추가 피해 접수를 2주간 실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 기사들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 보상도 여전히 논의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이 각 지역별 가맹사업자 및 가맹점협의회와 함께 보상안을 마련 중이며 가맹택시 기사 대상으로 일정 액수의 지원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분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카카오의 보상 규모는 더욱 커진다.
앞으로의 관심은 SK C&C에 구상권을 어느 정도 규모로 청구할지에 모아진다. 카카오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서버 약 3만2000대를 구축했지만, 해당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서버 전원 공급이 차단되면서 서버가 전부 먹통이 된 바 있다. 이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양사는 이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보상안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아직 전체적인 과정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며 따라서 구상권 얘기가 나오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아직 구상권 청구와 관련해서는 내부 논의가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SK C&C 측도 "아직 카카오와의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았다"라며 "카카오 내부에서 논의된 배상요구안을 가지고 오면 협의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