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제2동맹국 되나?"...한·베 외교안보분야 논의 가속화
2022-11-23 10:18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베트남 국제정치 학술회의 개최
국립외교원-HCMA 등 양국 외교·안보 연구진 한자리 모여
국립외교원-HCMA 등 양국 외교·안보 연구진 한자리 모여
“베트남은 한국이 신뢰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 중 하나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 책임교수의 언급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정책의 핵심은 아세안 지역이고 이 지역에서 핵심은 베트남”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은 그동안 주로 경제통상 분야에만 집중해 왔는데, 이제는 포괄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외교·안보 분야의 전략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하노이 꺼우저이군에 위치한 국립호찌민정치아카데미(HCMA)에서 한·베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한국·베트남 학술회의가 열렸다.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과 국립외교원, HCMA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응우옌쑤언탕(Nguyen Xuan Thang) 베트남공산당 정치국원 겸 HCMA 원장을 비롯해 양국의 관련 연구학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응우옌쑤언탕 HCMA 원장은 공동축사에서 “우리의 핵심 파트너이자 한국의 최고학술기관인 국립외교원이 상호 협력을 통해 향후 양국 간 정책적 연구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양국이 향후 더 두터운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의 학자들이 한자리에서 상호 이해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베트남 안보회담 정례화...해양안보, 군의료 협력 등 관련 제언 쏟아져
이번 행사에 단연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안보·국방 분야에 대한 중점적인 논의였다. 그간 한국과 베트남의 각종 컨퍼런스가 주로 경제 분야에 집중됐었다면,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양국의 안보 분야 인사들이 참석해 관련 정치안보 내용이 강조된 것이다.
사실상 다음 달로 예정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과 함께 한·베 관계를 군사·안보 분야까지 확대하는 포괄적 관계 격상을 앞에 두고 한국과 베트남의 핵심 정책 제언자들이 한데 모여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논의한 셈이다.
최원기 교수는 “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신남방 정책보다 더 강력한 아세안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보 분야에 대해서 솔직히 꺼내 놓고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전략적 인식을 함께 공유하고 매년 정례적으로 외교, 국방장관회의 등을 통해 신뢰를 더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양 안보분야에서 특히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양수송로 안전확보, 해양법 집행능력의 강화,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의 인식 등을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은 베트남이 북한과 협력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지지한다"며 "북한을 대화채널로 유도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베트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교수는 “베트남은 역시 동해(남중국해)문제, 메콩지역에서 상류 지역 댐 개발로 인한 식량안보 등 대외 안보 불안 요인들이 있다”며 “이러한 안보 분야의 협력이 절실하다. 아울러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격상을 앞두고 베트남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한국국방연구원 교수는 구체적인 군 안보 이슈들을 제기하며 협력 분야에 대한 제언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베 군사분야협력 관계를 영역 별로 협력 수준을 평가하면서 협력이 잘 된 분야로 인적교류, 교육훈련, 군사정보, 군수지원, 방산,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지뢰제거. 해양안보, 전사자유해발굴, 다자안보를 꼽았으며, 협력이 미진한 분야로는 군의료, 인도적 지원, 재난관리, 사이버안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한국과 베트남이 신흥안보 분야인 군의료에서도 새로운 협력 방안을 개척하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 차관급에 머무르고 있는 양국의 국방전략 대화를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와 같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우 서강대 교수는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발전 측면에서 국방, 해양 안보 강화에 동의한다며 “현재 미·중 중심 국제정세에서 중견국의 역할은 중요하다. 양국이 중견국으로서 역할을 생각해 봐야 한다. 국가발전연구포럼 같은 것을 서로 공동으로 해서 서로 만나고 허심탄회하게 협력하면 중견국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다음 달로 예정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과 함께 한·베 관계를 군사·안보 분야까지 확대하는 포괄적 관계 격상을 앞에 두고 한국과 베트남의 핵심 정책 제언자들이 한데 모여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논의한 셈이다.
최원기 교수는 “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신남방 정책보다 더 강력한 아세안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보 분야에 대해서 솔직히 꺼내 놓고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전략적 인식을 함께 공유하고 매년 정례적으로 외교, 국방장관회의 등을 통해 신뢰를 더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양 안보분야에서 특히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양수송로 안전확보, 해양법 집행능력의 강화,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의 인식 등을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은 베트남이 북한과 협력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지지한다"며 "북한을 대화채널로 유도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베트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교수는 “베트남은 역시 동해(남중국해)문제, 메콩지역에서 상류 지역 댐 개발로 인한 식량안보 등 대외 안보 불안 요인들이 있다”며 “이러한 안보 분야의 협력이 절실하다. 아울러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격상을 앞두고 베트남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한국국방연구원 교수는 구체적인 군 안보 이슈들을 제기하며 협력 분야에 대한 제언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베 군사분야협력 관계를 영역 별로 협력 수준을 평가하면서 협력이 잘 된 분야로 인적교류, 교육훈련, 군사정보, 군수지원, 방산,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지뢰제거. 해양안보, 전사자유해발굴, 다자안보를 꼽았으며, 협력이 미진한 분야로는 군의료, 인도적 지원, 재난관리, 사이버안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한국과 베트남이 신흥안보 분야인 군의료에서도 새로운 협력 방안을 개척하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 차관급에 머무르고 있는 양국의 국방전략 대화를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와 같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우 서강대 교수는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발전 측면에서 국방, 해양 안보 강화에 동의한다며 “현재 미·중 중심 국제정세에서 중견국의 역할은 중요하다. 양국이 중견국으로서 역할을 생각해 봐야 한다. 국가발전연구포럼 같은 것을 서로 공동으로 해서 서로 만나고 허심탄회하게 협력하면 중견국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관계 기본 토대는 경제분야 협력...“상호보완적 구조 이어나가야”
이어진 오후 세션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관계의 핵심축인 경제 분야의 발표와 논의도 이어졌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전략실장은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급격히 발전한 것은 2007년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부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18년부터는 양국의 교역이 정체화되고 있는 상황을 보인다”며 “이는 한국의 전체수출액에서 베트남 수출액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목할 점은 양국의 무역불균형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은 교역부문에서 여전히 상호보완적인 구조다. 또한 베트남의 산업가치사슬 역내(아세안) 참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베트남 기술 협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의 투명한 제도와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혁 전 베트남대사는 한·베 관계 기본적인 토대는 물론 경제 관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교 30주년이 된다는 것은 이해의 관계가 넓어지는 것도 있지만 이해의 충돌이 있는 넓어지는 부분도 있다”며 “이러한 이해의 충돌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결국엔 정부와 기관, 기업, 민간 등 모든 부분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것이다. 즉, 전원 참여 운동. 이렇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국의 인적교류, 특히 고등교육 분야의 교류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우수한 베트남 이공계 학부생들을 유치하고 또 한국은 베트남에 교육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서울대는 중기적인 차원에서 베트남연구센터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베트남은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러한 목표에 맞춰 한국도 새로운 시각의 대외 원조의 목표가 설정돼야 하고 공적개발원조(ODA), 기타공적자금(OOF) 등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양국의 협력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양국의 양대 국립연구기관의 학술회의는 각 세션마다 열띤 토론 분위기가 이어졌다. 양국의 학자들은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안보·국방 분야에서도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 분야의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주베트남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국립외교원과 HCMA는 이번 컨퍼런스의 내용을 반영한 논문집을 양국에서 출간할 예정이고 이 논문집은 한국 정부와 베트남 중앙당 정치국의 정책 참고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 시기에 맞춰 실질적인 제언과 대안들이 논의됐다”며 “이러한 연구 논의결과물은 향후 양국 연구기관 간 정책 연구 협력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양국 협력 관계의 미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호찌민정치아카데미(HCMA)는 고위간부 양성을 위한 최고 권위의 베트남 공산당 교육기관이다. HCMA는 지난 1949년 설립되어 중앙당 및 정부간부 인재양성, 정책연구·자문, 당 지도 방침제정, 정부정책 관련 연구자문 등 핵심적인 역활을 수행하고 있다.
HCMA 원장은 통상 베트남 정치국원과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을 겸임하며 임기는 5년이다. 응우옌쑤언탕 HCMA 원장은 지난 2016년 임명됐으며, 지난 2021년 제13차 전국대표회의(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
그는 다만 “2018년부터는 양국의 교역이 정체화되고 있는 상황을 보인다”며 “이는 한국의 전체수출액에서 베트남 수출액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목할 점은 양국의 무역불균형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은 교역부문에서 여전히 상호보완적인 구조다. 또한 베트남의 산업가치사슬 역내(아세안) 참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베트남 기술 협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의 투명한 제도와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혁 전 베트남대사는 한·베 관계 기본적인 토대는 물론 경제 관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교 30주년이 된다는 것은 이해의 관계가 넓어지는 것도 있지만 이해의 충돌이 있는 넓어지는 부분도 있다”며 “이러한 이해의 충돌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결국엔 정부와 기관, 기업, 민간 등 모든 부분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것이다. 즉, 전원 참여 운동. 이렇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국의 인적교류, 특히 고등교육 분야의 교류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우수한 베트남 이공계 학부생들을 유치하고 또 한국은 베트남에 교육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서울대는 중기적인 차원에서 베트남연구센터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베트남은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러한 목표에 맞춰 한국도 새로운 시각의 대외 원조의 목표가 설정돼야 하고 공적개발원조(ODA), 기타공적자금(OOF) 등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양국의 협력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양국의 양대 국립연구기관의 학술회의는 각 세션마다 열띤 토론 분위기가 이어졌다. 양국의 학자들은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안보·국방 분야에서도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 분야의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주베트남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국립외교원과 HCMA는 이번 컨퍼런스의 내용을 반영한 논문집을 양국에서 출간할 예정이고 이 논문집은 한국 정부와 베트남 중앙당 정치국의 정책 참고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 시기에 맞춰 실질적인 제언과 대안들이 논의됐다”며 “이러한 연구 논의결과물은 향후 양국 연구기관 간 정책 연구 협력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양국 협력 관계의 미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호찌민정치아카데미(HCMA)는 고위간부 양성을 위한 최고 권위의 베트남 공산당 교육기관이다. HCMA는 지난 1949년 설립되어 중앙당 및 정부간부 인재양성, 정책연구·자문, 당 지도 방침제정, 정부정책 관련 연구자문 등 핵심적인 역활을 수행하고 있다.
HCMA 원장은 통상 베트남 정치국원과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을 겸임하며 임기는 5년이다. 응우옌쑤언탕 HCMA 원장은 지난 2016년 임명됐으며, 지난 2021년 제13차 전국대표회의(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