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절벽 현실로…삼성‧SK, 최신 'DDR5' 출시에도 하향 곡선 우려

2022-11-20 21:14
서버용 CPU 출시에 DDR5 시장 내년 개화…'40%' 비중 서버 제품, 기대감↓

반도체 시장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전방산업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그나마 반도체 업계에 반등 기회로 여겨졌던 차세대 D램 DDR5의 세대교체 효과마저 반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다운사이클 진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2월 ‘차세대 서버용 CPU’ 첫 출시에도···DDR5 ‘세대교체’ 효과↓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의 서버용 제품을 채용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다음 달 AMD의 서버용 CPU인 4세대 에픽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0일에는 인텔이 서버용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D램을 제조하는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서버용 CPU 출시만을 기다려왔다. 이미 최신 DDR5를 개발했지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CPU가 없어 사실상 시장이 형성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차세대 D램 출시 이후 세대교체 수요가 대폭 늘어났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데 있다. 직전 D램 규격인 DDR4가 처음 나왔던 2013년에도 D램 시장은 큰 폭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HI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은 2011년(295억6800만 달러)과 2012년(295억6800만 달러) 연속 각각 전년 대비 25.5%, 10.7% 역성장했다. 하지만 DDR4가 나왔던 2013년 350억1500만 달러로 32.5% 성장하며 세대교체에 따른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 심화하는 경기 침체에 따라 서버용 D램을 채용하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보수적으로 보고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어 수요 증가가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트위터, 아마존 등 빅테크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량 해고로 논란이 되고 있다.
 
또 CPU를 먼저 교체하고 나중에 최신 D램을 바꿔도 되는 만큼 시장 침체 속에서 당장에 DDR5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작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고성능 컴퓨팅(HPC) 등 최신 반도체 기술에 대한 대중 견제도 중국 내 서버용 D램 출하량 감소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DDR5 D램[사진=삼성전자]

 
서버용 D램 비중 ‘40%’ 삼성·SK, 내년 반도체 ‘하향 곡선’ 본격화 우려

특히 D램 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당분간 돌파구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불황으로 올해 3분기부터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DDR5 효과에 따른 수요 반등만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내년 DDR5 시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간 CPU 출시 지연으로 도입 시기가 늦어졌으나 내년 DDR5 시장에서 차별화된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최신 CPU가 출시되면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이에 맞는 최신 D램을 함께 교체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전체 D램 매출에서 서버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도는 만큼 내년 DDR5 교체 수요에 따른 매출 확대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서버용 D램 시장은 DDR5 시장 개화에도 전년 대비 성장률이 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용 D램 시장 성장률이 1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에 시장에서 DDR5 수요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확실한 건 서버 시장도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서버용 CPU 시장도 매출이 줄며 기업들이 영향을 큰 받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DDR5 D램[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