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 둔화세에도 징둥 3분기 실적 선방한 배경은

2022-11-20 13:15
3분기 매출 두 자릿수…시장 예상치 웃돌아
알리바바 한 자릿수 '기대이하' 실적과 비교
징둥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 자신감
실적 뒷받침한 탄탄한 물류사업 성장세

중국 2대 전자상거래기업 징둥 3분기 실적 선방.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 JD닷컴)이 최근 중국 경기 둔화세 속에서도 3분기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알리바바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낸 것과 비교된다.  징둥은 알리바바에 이은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그동안 중국 규제 당국의 알리바바 때리기의 최대 수혜자로 간주됐다.
 
징둥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
19일 징둥그룹은 3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한 2435억 위안(약 4조86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장이 예측한 2428억 위안을 웃돈다. 

같은 기간 순익은 60억 위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억 위안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익은 1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갑절로 증가했다. 

비용 절감 노력이 효과를 내면서 마진율도 3분기 14.4%로 올랐다. 1분기 13.96%, 2분기 13.41%보다 개선된 것이다. 

3분기 말 기준 징둥의 연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5억8830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750만명 증가했다. 중국 IT매체 36kr은 "인터넷 트래픽이 정점에 달한 가운데서도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는 건 쉽지 않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소비 둔화와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도 징둥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은 "징둥그룹이 차츰 전자상거래 업계 '혹한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징둥의 3분기 실적이 투자자의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앨리샤 얍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중국 거시경제 역풍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징둥은 경기 반등세 속 성장세를 가속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알리바바가 기대 이하 실적을 거둔 것과 비교된다. 알리바바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071억8000만 위안(약 38조8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쉬레이 징둥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전염병과 경기 둔화로 기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확실한 건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최악의 시기가 이미 기본적으로 지나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복세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확신할 수 없고 경제가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내년 성장세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실적 뒷받침한 탄탄한 물류사업 성장세
3분기 징둥 실적 상승을 뒷받침한 건 물류 사업이다. 징둥은 창립 초창기부터 거액을 쏟아부어 자가 물류망을 구축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제휴한 외주 택배업체에 배송을 맡기는 것과 비교된다. 징둥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탄탄한 물류망을 자랑한 배경이다.  징둥물류는 최근 중국 최대 물류업체 더방(德邦)물류도 인수하며 물류망을 더 확장했다.

덕분에 징둥물류는 올 3분기 매출이 38.9% 증가한 358억 위안에 달했다. 특히 매출 대부분은 징둥그룹 계열사가 아닌 외부 고객에서 창출됐다. 외부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8% 증가한 249억 위안으로, 전체 물류 매출의 70%에 육박했다. 영업이익도 2억53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억2700만 위안 적자에서 크게 개선됐다. 

징둥그룹의 전체 물류 공급망 인프라 자산 가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어난 1267억 위안에 달했다. 현재 징둥물류는 전국 각지에 1500개 이상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창고 총 운영면적은 3000만㎡로, 축구장 1400개가 넘는 크기다. 

반복되는 코로나 확산으로 징둥 물류 배송 불이행률도 3년래 최고치에 달했다. 특히 도시 봉쇄 등 여파로 도시 간 배송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이에 징둥은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하며 도시 내 1시간 신속 배송 사업을 강화했다.

징둥은 신속 배송사업을 기반으로 소비·체험을 일체화한 새로운 생활방식의 온·오프라인 매장 '징둥신백화점(新百貨)'도 출범시켰다. 현재 시안·청두 등 전국 5개 도시의 6곳에 운영 중인데, 오는 12월엔 베이징 중심부 왕푸징에도 오픈한다.

징둥신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은 패션·화장품·인테리어·스포츠용품·명품시계 등을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1시간 내 신속 배송이 가능하다. 

3분기 징둥의 신규 활성화 이용자 수 대부분도 바로 이 징둥신백화점과 신속배송 사업에서 창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징둥물류는 중국 최대 숏클립(짧은동영상) 플랫폼 더우인(틱톡 중국버전) 전자상거래와 협력해 고품질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말부터는 중국 민항국으로부터 항공 화물배송 승인을 받으며 화물항공기 운행도 시작하며 물류사업 발전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