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상원 초접전… 내달 6일 조지아洲 결선 투표에 이목
2022-11-10 16:36
이번 중간선거는 임기 2년인 하원 435석 모두와 임기 6년인 상원 100석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35석(보궐선거 1석 포함)을 선출한다. 현재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선거를 앞둔 다수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의 압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리 '공화당 바람'은 없었다. 주요 외신들은 야당인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면서도,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10일 오전 2시 기준으로 하원 의석은 민주당 189석, 공화당 207석이다. 양당 모두 과반인 218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원은 현재 민주당이 220석, 공화당이 212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원은 초박빙이다. 공화당 텃밭으로 통하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고, 뉴욕 주지사 자리를 둔 경쟁에서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하면서 공화당은 충격을 받았다. 오하이와 위스콘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지한 공화당 후보들이 승기를 잡았지만 뉴햄프셔, 워싱턴, 콜로라도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의석을 사수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막상막하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0일 오전 2시 기준으로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9석을 확보했다.
아직 승부가 나지 않은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3개 주에서는 양당 후보들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집계율 79%인 네바다주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49.6%를 획득하며 47.4%를 차지한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51.4%를 확보하며 공화당 후보(46.4%)에 앞서고 있으나 집계율이 70% 수준이어서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도 여전하다.
조지아주는 다음 달 6일로 결선투표가 예정돼 있다. 조지아는 주법상 50% 이상 득표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95%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민주당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이 49.42%,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가 48.52%를 기록하고 있다. 결선투표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이다.
만약 공화당이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모두 이기면 조지아주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상원을 탈환하게 된다. 민주당 역시 두 곳에서 모두 승리하면 조지아주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수당 자리를 유지한다. 총 100석인 상원은 51석을 확보해야 다수당이 되는데 동수일 때는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민주당이 50석만 확보해도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네바다와 애리조나에서 승리를 양분했을 때다. 이렇게 되면 조지아의 결선 투표 결과가 다수당을 결정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유를 보였다. 그는 이날 “민주당이 그 누구의 예상보다, 그리고 존 F. 케네디 이후 그 어떤 대통령 임기 때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모두가 마가(MAGA·트럼프 전 대통령 슬로건) 공화당이 다시 정부를 장악하지 않게 돼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미국인들은 앞으로 매일 정쟁이 계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여러 현안에서 공화당과 타협하는 게 타당하다면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난 (법안을) 비토(거부)할 수 있는 펜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화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트럼프 책임론’이 일며 분열을 예고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주)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이제 공화당 미래 사전에서 트럼프 일가를 퇴출해야 할 때라는 게 명확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