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제2채안펀드 통해 ABCP 추가 지원 검토

2022-11-10 15:14

[사진=금융위원회 ]

금융당국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확대를 골자로 한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11일 자금시장 점검회의에서 증권사들이 조성한 자체 기금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동원해 ABCP 매입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매입 방식으로는 증권사들이 중소형 증권사 지원을 위해 만드는 특수목적법인(SPC)과 산업은행 등 2개 트랙을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방식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가 500억원씩 각출해 총 4500억원 규모로 이달 중 설립하는 SPC가 중소형 증권사 ABCP를 본격적으로 매입한다.

산업은행은 10조원 규모인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중 2조원을 지난 10월 27일부터 증권사 CP 매입에 투입한 상태다. 여기에 매입 대상을 ABCP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은행채 발행 자제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가동 등으로 회사채와 CP, 여전채 발행과 유통은 일부 상황이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ABCP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10월 25일 장외 채권시장에서는 DB금융투자가 보증하고 만기가 이틀 남은 스펠바인드 제16차 ABCP가 20% 금리에 거래된 바 있다.

ABCP는 유동화 전문회사인 SPC가 미래에 지을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지난달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ABCP는 증권사가 유통을 맡는데 만기가 3개월 정도로 짧아 계속 연장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일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하고 신한은행이 4억 호주달러(약 2억6000만 미국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ABCP 매입까지 확대되면 자금 시장이 안정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자금시장 안정대책으로 부동산 PF와 관련해 증권사에 대규모 유동성이 투입되자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증권사에 대해 자구 계획 이행 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를 대상으로 향후 부동산 익스포저 등 특정 부문에서 위험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