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재무부에 IRA 법안 의견서 제출…"적용 유예해달라"

2022-11-04 15:10

현대자동차그룹이 4일(현지시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미국 재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5일 성명을 내고 올해 연말까지 IRA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4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관련 법의 각 항목 용어 정의부터 법안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요소 등 세부적인 사안까지 구체적인 질문을 제시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친환경차(Clean Vehicle) 세액공제’와 함께 IRA에 포함된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다양한 조항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세액공제와 관련해서 “미국과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한미 FTA와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또한 “법안 발효 이전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구속력 있는 약속을 했다”면서 “이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기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IRA에 명시된 전기차 공장 신설과 배터리 부품 판매 시 세액공제하는 조항도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IRA에서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저공해차 및 관련 기술·부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20% 이상의 온실가스를 덜 배출할 수 있게 설계된 공장의 경우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투자금액의 6%에서 최대 3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터리 부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경우 소득세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기업들이 IRA에 포함된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된 법 조항에 명기된 용어들의 정의와 요건을 구체화하고, 보다 명확한 세부 기준을 수립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향후 우리 정부와 IRA 개정을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 설득에도 지속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재무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으로 자동차 기업들이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법에 규정된 다양한 인센티브 혜택을 받으면 미국 현지 사업 수익성 개선과 현지 마케팅 역량 강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도 IRA과 관련한 의견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의견서를 통해 IRA가 규정한 친환경차 세액공제 관련 요건이 한국을 포함한 자동차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통상규범 위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미에 제공되는 친환경차 세액공제 요건을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하거나 친환경차 세액공제 이행에 유예기간을 3년 부여하는 방안 등을 언급하는 등 IRA의 차별적 요소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