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한국, '칩4' 동맹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2022-11-03 07:59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Chip) 4’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제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칩4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이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공급망을 형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동맹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일 발표한 ‘최근 반도체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급증으로 지난해 세계 반도체장비 교역액은 전년대비 2.4% 성장, 역대 최대인 1012억 달러(약 14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반도체장비 수출국 1~3위는 일본·미국·네덜란드, 수입국 1~3위는 중국·대만·한국 순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반도체장비 시장은 세계 5대 반도체장비업체가 시장의 79.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의 특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장비 수입 중 70% 이상을 미국·일본·네덜란드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의 반도체장비 수입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24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은 반도체장비 자립화율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수입의 77.5%를 미국·일본·네덜란드 등 3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적·지정학적 위험 등에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반도체장비 시장의 기술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가 강해 반도체장비의 국산화 또는 수입선 다변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칩4 동맹을 통해 미국·일본 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강상지 무역협회 연구원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장비 수출규제로 인해 우리로서는 반사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겼다”며 “이 기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 중국과 격차를 넓히면서 국내 반도체산업 기반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칩4 동맹에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이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