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베트남 여성의 날과 국제결혼
2022-11-01 13:41
아뿔싸!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10월 20일, 베트남 여성의 날.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문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날짜를 놓쳐버렸다. 이런 날이면 당연히 1시간 이상 일찍 서둘렀어야 했다. 하지만 평소처럼 오후 6시에 시간을 맞춰 밖으로 나왔고, 한인 타운을 나가는데 이미 그랩(Grab) 택시 비용은 2~3배까지 치솟아 있었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겨우 차량에 몸을 실었지만, 도로는 꽉 막혀 좀처럼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불과 2㎞ 가는데 30분. 저녁 약속에 늦은 건 당연지사고 미안함이 가득했다. 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가려는 늦은 저녁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도로는 붐볐고 곳곳에는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기자가 겪은 올해 여성의 날의 에피소드다. 베트남 여성의 날은 베트남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하루는 시내 교통 체증이 상상 그 이상이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통행량 자체가 많다. 국가가 정한 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회사는 빠른 퇴근을 강권한다. 이날만큼은 베트남인 모두가 약속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미혼 남성은 연인, 직장 동료 및 주변 여성 지인들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2배 이상 높아진 꽃 가격은 이날의 덤이다.
여성의 날은 올해로 92회를 맞았다. 베트남 국부로 칭송받는 호찌민 주석은 남자와 여자의 권리는 동등하다고 강조하면서 1930년 10월 20일, ‘베트남여성연맹(Vietnam Womens Union)’을 공식 발족하고 처음으로 베트남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했다. 당은 이날만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감사하고 축하해야 한다며 ‘여성단체의 날’로 지칭했고, 이는 지금까지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사실 베트남에서 여성의 의미를 기리는 날은 이날만이 아니다. 3월 10일 세계 여성의 날이 있다. 베트남 여성의 날보다 분위기는 덜하지만, 이날도 꽃 선물은 으레 한다. 여기에 5월 10일 어머니의 날까지 더하면 사실상 여성을 기리는 날은 족히 3번은 있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베트남 여성을 기리는 날이 3번 이상 있는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그만큼 베트남에서 여성은 존경과 존중을 받고 또 국가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다시 국제 관광이 활성화되고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왕래가 잦아지면 그만큼 국제 결혼의 빈도수도 증가한다. 실제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했던 결혼 비자 업무가 다시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한국인과 베트남인 간 국제 결혼은 아무래도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한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국인과 베트남인 간 결혼 중 베트남 여성의 비율은 98%로 압도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베트남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정책적 배려나 관심도 더 쏠리는 상황이다.
얼마 전 인터뷰를 진행했던 한 한인 단체장은 재차 중개업체, 소개소를 통한 결혼이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베트남 여성이 가진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특히 전통적으로 쌀농사, 모계 중심의 사회이다 보니 생활비 지급 등에서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결혼비자(F6) 발급 요건을 살펴보니 준비 서류만 32가지이다. 이 중 국제 결혼 프로그램 이수 항목이 눈에 띈다. 국제결혼 프로그램은 총 4과목으로 △현지 국가의 제도·문화·예절 등 소개 △결혼 사증 발급 절차 및 심사 기준 등 △결혼 이민자 상담·피해 사례 및 한국인 배우자의 경험담 소개 △인권 교육 등이 있다.
다만 이수 프로그램에는 베트남의 전반적인 문화와 예절 안내만 있을 뿐 여성에 대한 심층적인 강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을 이수했다는 한·베 가정의 한 남편은 이수 프로그램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베트남 여성의 날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는 내용이 추가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여성들은 일찍이 조국 수호의 영웅으로 불리는 하이바쯩(Hai Bà Trưng) 자매로부터 베트남 통일 전쟁 참여에 이르기까지 조국 건설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면서 베트남 여성의 역사와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하는 시점이다. 만약 이수 프로그램에서 베트남 여성에 대한 보다 전문화된 강의를 개설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베 관계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한국인들이 여성의 날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가 겪은 올해 여성의 날의 에피소드다. 베트남 여성의 날은 베트남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하루는 시내 교통 체증이 상상 그 이상이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통행량 자체가 많다. 국가가 정한 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회사는 빠른 퇴근을 강권한다. 이날만큼은 베트남인 모두가 약속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미혼 남성은 연인, 직장 동료 및 주변 여성 지인들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2배 이상 높아진 꽃 가격은 이날의 덤이다.
여성의 날은 올해로 92회를 맞았다. 베트남 국부로 칭송받는 호찌민 주석은 남자와 여자의 권리는 동등하다고 강조하면서 1930년 10월 20일, ‘베트남여성연맹(Vietnam Womens Union)’을 공식 발족하고 처음으로 베트남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했다. 당은 이날만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감사하고 축하해야 한다며 ‘여성단체의 날’로 지칭했고, 이는 지금까지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사실 베트남에서 여성의 의미를 기리는 날은 이날만이 아니다. 3월 10일 세계 여성의 날이 있다. 베트남 여성의 날보다 분위기는 덜하지만, 이날도 꽃 선물은 으레 한다. 여기에 5월 10일 어머니의 날까지 더하면 사실상 여성을 기리는 날은 족히 3번은 있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베트남 여성을 기리는 날이 3번 이상 있는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그만큼 베트남에서 여성은 존경과 존중을 받고 또 국가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다시 국제 관광이 활성화되고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왕래가 잦아지면 그만큼 국제 결혼의 빈도수도 증가한다. 실제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했던 결혼 비자 업무가 다시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한국인과 베트남인 간 국제 결혼은 아무래도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한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국인과 베트남인 간 결혼 중 베트남 여성의 비율은 98%로 압도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베트남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정책적 배려나 관심도 더 쏠리는 상황이다.
얼마 전 인터뷰를 진행했던 한 한인 단체장은 재차 중개업체, 소개소를 통한 결혼이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베트남 여성이 가진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특히 전통적으로 쌀농사, 모계 중심의 사회이다 보니 생활비 지급 등에서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결혼비자(F6) 발급 요건을 살펴보니 준비 서류만 32가지이다. 이 중 국제 결혼 프로그램 이수 항목이 눈에 띈다. 국제결혼 프로그램은 총 4과목으로 △현지 국가의 제도·문화·예절 등 소개 △결혼 사증 발급 절차 및 심사 기준 등 △결혼 이민자 상담·피해 사례 및 한국인 배우자의 경험담 소개 △인권 교육 등이 있다.
다만 이수 프로그램에는 베트남의 전반적인 문화와 예절 안내만 있을 뿐 여성에 대한 심층적인 강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을 이수했다는 한·베 가정의 한 남편은 이수 프로그램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베트남 여성의 날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는 내용이 추가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여성들은 일찍이 조국 수호의 영웅으로 불리는 하이바쯩(Hai Bà Trưng) 자매로부터 베트남 통일 전쟁 참여에 이르기까지 조국 건설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면서 베트남 여성의 역사와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하는 시점이다. 만약 이수 프로그램에서 베트남 여성에 대한 보다 전문화된 강의를 개설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베 관계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한국인들이 여성의 날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