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승진] 10년 만에 회장 승진 단행···'책임경영·안정성' 강화 방점(종합)

2022-10-27 11:3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다.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최종 의결됐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안정성을 제고하며,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신임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4년여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이는 이 회장이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이 회장은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0년 넘게 부회장 직함을 유지해 왔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5일 이건희 회장의 2주기 추모식에서 사장단 간담회를 열고 회장 취임을 공식화했다. 재계에서는 별도 취임사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이 회장이 어떤 소회와 각오로 삼성전자를 이끌어갈지 사장단에 미리 전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27일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 이 같은 발언이 게시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취임사를 갈음하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당시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며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건희)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특히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 없이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 합병 의혹 사건의 재판에 출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