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초등생들의 등교 거부 이면엔 '막말 선생' 있었다
2022-10-26 16:09
경남 초등생들, 교사 폭언에 집단 등교 거부
진술서엔 상상 초월 인격 모독성 발언 빼곡
"제정신 아니었다"는 교사, 애들은 심리치료
진술서엔 상상 초월 인격 모독성 발언 빼곡
"제정신 아니었다"는 교사, 애들은 심리치료
"돼지보다 못한 XX들", "부모가 (너희를) 괴물로 만들었다", "쌍놈의 XX들"
경남 지역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적은 진술서 내용 중 일부다.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막말을 한 당사자는 같은 학교 1학년 담임교사였다. 정신적 상처를 받은 아이들은 심리치료에 들어갔고, 항의 차원에서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해당 교사는 뒤늦게 용서를 구했으나 학부모들은 교직을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의령군 소재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등교 거부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학교 1학년 담임 교사인 A씨가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폭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A씨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들은 학생들은 총 12명. 피해 학생들이 작성한 진술서에는 A교사로부터 들은 막말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피해 학생들에 따르면 A교사의 막말은 올여름 방학이 지난 뒤부터 시작됐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매우 놀라 즉각 학교 측에 항의했다. 또 자신의 반 학생들이 A교사에게 막말을 들었단 사실을 알고도 수수방관한 5학년 담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학부모들이 A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하겠다고 나서자 A교사는 그제서야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선처를 바랐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A교사의 막말과 아동학대가 계속될 것이라며 교직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A교사는 아이들에게 사과를 받아줄 수 있는지도 물었으나 그간 언어 폭력에 시달려 온 아이들의 반응은 싸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대표는 연합뉴스에 "해당 교사는 사과하면서도 교단에 다시 복귀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학부모들은 모두 반대한다. A교사가 아이들과 같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