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외개방 견지...한국과 협력해 공동발전 이루길"

2022-10-26 07:20
싱하이밍 주한대사 본지 인터뷰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관 대사가 지난 8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중국을 읽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시진핑 집권 3기 지도부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22일 폐막한 20차 당대회에서 중국은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45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본지는 20차 당대회 폐막 직후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차 당대회 주요 내용과 향후 중국 국정 운영 방향, 한·중 관계를 전망해봤다. 

-중국 20차 당대회에 대해 한국 각계에서도 관심이 컸다. 회의에서 나온 주요 내용은.

"20차 당대회는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적 건설이라는 새로운 여정으로 들어서고, 두 번째 100년 분투 목표를 향해 진군하는 중요한 시기에 열린 매우 중요한 대회다. 역사적·전략적으로도 중대한 의의가 있다. 

이번 20차 당대회 보고서는 중국이 개혁·발전에서 얻은 중대한 성과와 귀중한 경험, 향후 5년 내지 더 긴 기간의 당·국가 사업 발전 목표 임무와 국정 방침, 두 번째 100년 분투 목표를 향한 행동 강령을 담았다. 이는 중국의 미래 발전에 중요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중국은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이롭고,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더 좋은 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과 전망을 내놓았나.

"시진핑 주석은 20차 당대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중심 임무는 '전국 각 민족·인민을 단결시키고 이끌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전면적 건설을 완성하고, 두 번째 100년 분투 목표를 실현하며,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두 단계 실현 전략을 세웠다. 첫 번째는 2020년부터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는 것, 두 번째는 2035년부터 21세기 중엽까지 중국을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며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향후 5년은 이 전략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다. 20차 당대회는 ​△새로운 발전 구도 구축 가속화 △과학·교육을 통한 국가 부흥 전략 실시 △인민 민주의 발전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 통치) △문화 자신감 강화 △민생복지 증진 △녹색 발전 △국가안보체계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등 방면에서 뚜렷한 로드맵을 세웠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연임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크다. 

"23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 선출됐고,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재선됐다. 이 결과는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친 것이다. 중국 공산당 당장·당규에 완전히 부합하고, 9600만여 명 당원의 당심과 14억 중국 인민의 민심을 반영한 것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에 대한 중국 인민의 기대를 보여준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장기간 '일당제'를 시행하는 것은 효과적인 감독이 어렵고 부패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중국은 ‘중국 공산당 영도하에 다당 협력과 정치 협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공산당이 집권하고 여러 당파가 정치에 참여하며, 공산당이 영도하고 여러 당파가 협력한다’는 뜻이다. 이는 서방 국가의 양당제 혹은 다당 경쟁제와 다르며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는 일당제와도 다르다. 이 제도는 중국의 장기적인 혁명·건설·개혁 실천 과정에서 형성·발전했고 중국 국정에 적합한 기본 정치 제도다. 중국 공산당은 장기집권 중에 순결성과 선진성을 유지하기 위한 두 가지 해답도 찾았다. 첫째는 인민감독, 둘째는 자기혁명이다."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과거 30년간 한·중 관계를 돌아보고 향후 한·중 관계를 전망한다면. 

"30년 전 한·중이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 관계는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발전 성과를 이뤘다. 양국 간 산업·공급망은 깊이 융합됐고, 양국 간 교역액은 3600억 달러, 상호 직접·간접투자는 누적 2500억 달러에 달한다. 인적 왕래는 연간 1000만명 시대에 들어섰고, 양국 지방 간 200여 건의 자매 도시 관계가 체결됐다. 또 양국은 국제 다자 무대에서 소통과 조율을 유지하며 역내는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정,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는 데 적극 기여하고 있다.

현재 한·중 관계는 이미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서서 새로운 중요한 기회를 맞이했다. 동시에, 불안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 관계도 적지 않은 위험과 도전, 특히 외부의 간섭에 직면했다. 우리는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에서 출발해 양국 관계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으로 상호 존중과 상호 신뢰를 견지하며 실무 방면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민 간 감정을 돈독히 해서 양국 관계의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불안정한 세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계속 불어넣고자 한다."

-미·중 간 갈등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경제무역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중 경제무역 관계를 전망한다면.

"수교 이래 양국 경제무역 협력은 빠르게 발전해 서로에게 도움이 됐다. 중국은 18년 연속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한국은 오랜 기간 중국의 3위 무역 상대국이었다. 양국 간 경제 연관도는 한·미 간 연관도에 비해 10배다. 올해 1~8월 한·중 교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고,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58.9% 급증해 주요 경제국 중 1위다. 이는 한·중 경제무역 협력의 견고한 기반과 커다란 잠재력을 보여준다.

한동안 경제 글로벌화는 역풍을 맞고, 일부 국가는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큰 바다로서 온갖 풍파를 견뎌냈다. 중국은 14억 인구의 소비 시장과 건전한 인프라를 갖췄고, 경제가 안정적으로 양호하게 발전하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발전 전망도 밝다.

동시에 우리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견지하고 있다. 20차 당대회는 새로운 발전 구도의 구축을 가속화하고 고도의 질적 발전 촉진에 힘쓰며, 국내 대순환을 주체로 하고 국내와 국제 쌍순환이 서로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를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주변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더 많은 발전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며, 우리는 계속 한국 측과 호혜와 협력을 심화하여 함께 공동 발전을 이루길 희망한다."

-최근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나오며 한반도 정세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역할은.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로서 한반도 정세에 항상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한국 국민의 우려에 공감한다.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올바른 길임은 사실이 증명한다. 중국은 그동안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제안해 각 측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안보 불가분의 원칙을 지키며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안보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또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지도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관련 국과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유지하고 '쌍궤병진'의 사고와 단계적·동시적 원칙에 따라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

-최근 북핵 위협에 맞서 우리 사회에서 '핵무장론'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 측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국 안보 유지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핵무장'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한반도 핵무기 출현을 반대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이 여러 차례 이뤄낸 중요한 합의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공통 인식이기도 하다. 관련 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