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루 영업 망쳤는데…카카오, 택시·대리운전 기사 1인당 보상액 1만원도 안돼

2022-10-20 00:02
유료 멤버십 이용하는 택시기사 대상 1인당 7550원, 대리운전 기사는 4260원
사과 표시하며 보상안 내놓았지만 적은 액수에 기사들 분위기 좋지 않아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에 정차해 있는 택시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지난 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겪은 택시·대리운전 기사들에 대한 보상안을 발표했다. 다만 기사 1인당 보상액수가 1인당 채 1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안을 받아든 택시·대리운전 기사들은 보상 액수가 터무니없이 적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9일 기사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카카오T 앱을 활용하는 택시·대리운전 기사에 대한 보상 지급을 공지했다. 장애 발생일인 지난 15일 당시 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인 '프로 멤버십'을 구독 중이었던 기사들이 지원 대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에 1인당 7550원을, 대리운전 기사에게는 4260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지했다. 둘 다 6일 상당의 멤버십 이용료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포인트 형태로 이날 지급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긴급 조치의 일환으로 서비스 장애로 인해 이용에 어려움을 겪은 프로 멤버십 구독 기사들에게, 장애 기간 동안 프로 멤버십을 이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기사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1인당 지원 액수가 1만원도 채 되지 않아 기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사들이 하루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얻지 못한 수익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액수라는 것이다. 보상 액수가 적다 보니 차라리 보상을 받지 않겠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택시기사 A씨는 보상안과 관련해 "적어도 한달치는 보상하거나, 플랫폼 수수료를 감면하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아직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 기사들에 대해 별다른 보상안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이들에 대한 보상마저 변변찮을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카카오T블루 기사들의 경우 카카오T 외에는 다른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앱 '먹통 사태'에 따른 피해가 더욱 컸다. 택시기사 B씨는 "조만간 각 지역별 가맹본부를 통해 카카오T블루 기사에 별도의 보상을 책정하겠다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카카오에서 직접 이를 발표한 바는 없다"라며 "기사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현실적인 보상안이 발표돼야 한다고 보는데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19일부터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접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접수된 피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보상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