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노협 이어 캐노협 출범.. '생존 기로'에 머리 맞댄다

2022-10-18 15:54

[사진=아주경제 DB]

대형 캐피탈사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공동 협의체인 ‘캐피탈노동조합협의회(캐노협)’가 출범한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캐피탈 업황이 벼랑 끝에 몰리면서 노조도 공통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향후 캐피탈업권이 겪고 있는 ‘자금 조달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리 방안 등에 노조 측도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의욕이 높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노협은 최근 조직 출범을 확정 짓고 세부 형태를 가다듬고 있다. NH농협캐피탈,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애큐온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토요타파이낸셜, 하나캐피탈, A캐피탈. KB캐피탈 등 총 9개 업체의 노조가 참가한다.

의장은 아직 공석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의장 선출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유력후보로는 조직 규모가 가장 큰 채종상 현대캐피탈 노조 지부장 등이 거론된다.

캐노협은 출범 이후 업권 공통 이슈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직형태는 앞서 출범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카노협)와 유사한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카노협은 카드업권의 최대 골치 사안인 ‘적격비용(수수료율의 근거가 되는 원가) 재산정제도 폐지’ 등에 대해 정부에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 캐피탈업계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생존기로’에 직면했다. 캐피탈사는 수신(예·적금)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원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뛰었다. 17일 기준으로 여전채 3년 만기 AA+물 금리는 5.711%에 달했다. 신용 스프레드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는 회사채가 국고채보다 약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그에 비례하게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같은 날 3년물 여전채 신용 스프레드는 1.46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소형업체가 겪는 문제는 더 크다. 그만큼, 채권 발행 금리가 더 높아진다. 일부 소형업체는 채권 발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일수록 PF대출 비율이 높은 것도 악재다. 기존 주력사업인 할부·리스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하자, 어쩔 수 없이 PF대출에 뛰어든 사례가 많다.

이 중 상당수는 ‘위험 대출’로 분류된다. 캐피탈사의 PF대출 사업장 중 시공사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곳만 약 40%에 달한다. 상당수가 건축 인허가 전, 토지 매입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하는 ‘브릿지론’이다. 연 20% 이상의 고위험, 고금리 상품이다.

연체율도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연체 대출 잔액은 26조7289억원으로 작년 말(19조4861억원)보다 7조2428억원이 늘었다. 작년 총 증가액인 5조 6913억원을 뛰어넘었다. 이에 일부 캐피탈사 대표들은 앞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의 캐피탈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 노조 관계자는 “최근 캐피탈 업권이 벼랑 끝에 내몰리면서 노조도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단 의견이 제기됐다”며 “필요시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것 외에도 각사별 사안에 협심하는 식으로 조직을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