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대란 카카오그룹 시가총액 장중 4조원 가까이 증발

2022-10-17 16:15
동학개미는 이번에도 '순매수'

[사진=카카오톡 접속 오류 ]


통신대란의 대가는 컸다.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이후 장이 열리자 카카오 그룹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4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하지만 동학개미들이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치며 카카오 그룹주를 순매수하면서 낙폭은 일부 축소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일 대비 3050원(5.93%) 내린 4만8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종가(5만1400원) 대비 6% 이상 급락한 4만80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한때 4만6500원으로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저점 기준으로 2조1821억원이 증발하며 21조6203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였던 카카오는 장중 한때 11위 자리를 포스코홀딩스에 빼앗기는 굴욕을 맛봤다.

다른 카카오 그룹주도 개장 직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점 기준 낙폭은 카카오페이가 -10.11%(3650원)으로 가장 컸고 카카오게임즈(-9.15%)와 카카오뱅크(-8.86%)도 10%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종목별 저가기준 시가총액 하락분은 △카카오뱅크 7388억원 △카카오페이 4843억원 △카카오게임즈 2878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 그룹주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3조6930억원이 증발했다.

다만 이들 3종목 역시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장중 낙폭을 축소하며 일부 회복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가 2.22%(850원) 내린 3만7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선방했고 카카오페이(-4.16%)와 카카오뱅크(-5.14%)도 저점 대비 절반 가까이 낙폭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장중 한때 4조원에 육박했던 그룹 시가총액 증발분도 종가 기준 2조561억원으로 축소됐다.

위기에 빠진 카카오의 구원자는 동학개미였다. 개인투자자는 이날 카카오 주식 134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717억원, 기관이 637억원, 연기금이 21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점을 감안하면 주요 투자주체 중 사실상 유일하게 카카오에 손을 뻗어준 셈이다. 개인은 카카오뱅크(221억원)와 카카오페이(28억원), 카카오게임즈(5억원)도 순매수하며 카카오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 장애를 계기로 카카오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인상발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시장 환경이 가혹한 상황에서 보상 비용 발생과 브랜드 가치 훼손, 성장동력 확보 차질 등을 야기하는 악재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4분기 최대 1~2% 수준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서비스 장애가 장기적인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시장 상황 악화 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불편을 겪은 점을 감안하면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가치가 퇴색됐다"며 "막대한 지장이 있지는 않겠지만 이번 사태로 성장동력 확보에도 불필요한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