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노란봉투법 시행은 불법행위 면죄부…산업 곳곳 피해"

2022-10-17 07:54

민주노총 대전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9월 24일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노동개악 저지와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법파업의 손해배상청구를 금지·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안인 ‘노란봉투법’은 위헌 소지가 높고 파업을 조장해 막대한 산업 피해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은 17일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의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국회에 발의된 노란봉투법이 입법 통과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0~2020년)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근로손실일수는 38.1일로 일본(0.2일)에 비해 190.5배 높다. 미국(8.2일)보다는 4.6배, 독일(4.6일)보다는 8.3배 높은 수준이다.

전경련은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손해배상청구를 제한‧금지한 노란봉투법이 헌법에 명시된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재판청구권)를 침해해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판단이다.

불법행위 면책특권을 노조에게만 부여한 것도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권은 합법을 전제하고 있다며 불법행위까지 포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민법에서 규정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해 민사상 손해배상 법리를 위배하고 있으며, 발생한 손해 전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전보배상주의’에도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역시 법적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노란봉투법이 경영권 행사를 제한하는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개념에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을 추가했다. 이에 자동화 설비 및 신기술 도입, 임직원 인사, 순환배치, 공장 이전과 같은 경영권도 노사 간 이견이 있으면 파업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이 밖에 노동쟁의 범위에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하면서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한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의 조치까지 파업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하도급 활용 부담이 커지면서 해외 협력업체 활용과 생산시설 해외 이전이 활발해져 하청업체·협력업체 생태계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봤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파업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주주나 근로자, 지역 소상공인 등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며 “지금은 불법행위에 대해서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닌, 노조에 기울어진 노동관련법을 개선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응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