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도 정쟁 격화에 따른 막말과 실언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감이 일정상으로 절반가량 진행된 가운데 일부 의원과 피감기관 관계자는 국감장에서 나타난 언행으로 불명예스러운 논란에 휩싸였다.
 
◆“버르장머리 없다”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교흥 의원은 국민의힘 간사 이만희 의원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 이전 비용 논란, 대통령 취임식 명단 파기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등을 두고 “윤석열 정부가 거짓말로 너무 일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만희 의원은 “있지도 않거나 논란이 많은 사안을 단정적으로 거짓말 정부라고 몰아붙이는 건 엄중한 경고를 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 발언 직후 “버르장머리가 없잖아”라며 책상을 내리쳤다. 이 의원도 “누구에게 지금 버르장머리라 그러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재차 “예의가 없잖아, 예의가”라며 고성으로 맞받았다.

◆“공무원이 근무 중 딴 데서 뻘짓거리”
 
지난 5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감에서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피해자를 모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나왔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피해자인 고(故) 이대준씨 장례가 ‘해양수산부장’으로 치러진 점을 문제 삼으며 “공무원이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근무시간 중 도망쳐 나와 딴 데서 뻘짓거리 하다가 사고당해 죽은 것도 똑같이 공상 처리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발언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뻘짓거리’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주 의원은 “고인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혀 깨물고 죽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냐”고 비판해 입방아에 올랐다.
 
이날 권 의원은 김 이사장이 과거 정의당 국회의원을 지낸 점을 언급하며 “정의당 당원들에게 안 부끄럽나”라며 “무슨 뻐꾸기냐. 이 둥지, 저 둥지 옮겨 사는 뻐꾸기냐. 소신을 지켜라.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는가”라고 맹공했다.
 
김 이사장은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질문의 자유는 있지만, 저의 신상에 대해 굉장히 폭언에 가깝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선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文, 김일성주의자”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감에서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컬어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문재인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라고 적은 것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을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답했고 이후 국감은 파행했다. 전해철 위원장이 “국감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된다”며 김 위원장을 퇴장 조처하면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께 국감장에서 퇴장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