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日 총리 "비둘기파 일본은행 지지"…엔화 가치 하락

2022-10-11 15:37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통신·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은행(BOJ)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임금 수준을 올릴 때까지 BOJ가 비둘기파적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내년 봄에 끝나는 점을 언급하며 “현재로서는 임기를 단축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내년 4월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적임자 선정을 고민하겠다”며 마이너스 금리를 끝내기 위해 BOJ에 정치적 압력을 가할 것이란 시장의 추측을 일축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임금 인상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 전투를 펼치는 여타 선진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나온 뒤 145.60엔 수준에서 거래되던 엔화 가치는 달러당 145.83엔으로 하락했다. 11일 오후 3시 58분(한국시간) 현재 엔화는 달러당 145.75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과거에는 임금 인상을 비용 요인으로 여겼지만 앞으로 기업은 경제와 기업 자체의 성장을 위해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BOJ만 비둘기로 남으며 엔화 약세는 심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 산업과 관광 산업을 부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9월 말 기준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전달보다 540억달러 감소한 1조238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은 엔화 강세를 위한 이러한 노력(외환시장 개입)은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가 확대되는 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며 “일본은 세계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의 급등으로 미국 및 유럽과 같은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3%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수치를 내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물가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 없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유지하거나 민생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