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만난 스튜디오...버추얼 프로덕션, 2027년 7000억 시장 온다

2022-10-08 12:00
2022년 3700억 규모에서 연 평균 14.5% 성장 전망
OTT 시장 성장에 대응...콘텐츠 제작 기간과 비용 단축
삼성전자, SKT, LG전자, CJ ENM 등 국내 주요 기업도 눈독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로 구성한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모습. [사진=삼성전자]

버추얼 프로덕션(이하 VP)이란 증강현실 등 실감 콘텐츠 기술과 각종 시각효과 기술을 이용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최근 이러한 작업은 대형 LED 디스플레이(LED 월)를 갖춘 VP 스튜디오에서 이뤄진다. 배경으로 세워진 LED 월은 스튜디오를 둘러싸고 있어, 영상 촬영 중 실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촬영 장소의 공간적 제약을 줄이는 것은 물론, 화려한 시각효과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8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VP 시장 규모는 2022년 2억6000만 달러(약 3704억7660만원)에서 2027년까지 5억1000만 달러(약 7267억410만원)로 연평균 14.5%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TV 시리즈(드라마)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촬영과 편집 시간을 단축하고 후반작업 비용을 줄이는 등 산업 수요로 인해 VP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특수효과가 들어간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 녹색이나 청색 배경을 뒤에 두고, 연기자와 전경을 촬영한 후 배경에 이미지를 합성하는 크로마키 방식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역사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연기자가 고대 건축물을 둘러보며 내부 구조와 장식을 설명하는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실제 스튜디오에는 크로마키 작업을 위한 배경과 작은 소품만 배치돼 있으며, 연기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대본에 따라 연기하는 셈이다.

이러한 크로마키 작업은 배경에 합성한 영상 품질과 전경을 촬영한 영상의 품질 차이 때문에 시청자가 어색하게 느낄 수 있다. 콘텐츠에 등장하는 연기자 역시 자연스러운 연기가 어렵다. 제작 입장에서도 이미 촬영한 영상에 후반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 기간과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 LED 월을 이용한 VP는 시각효과를 연기자와 동시에 내보내 함께 촬영할 수 있어 후반작업도 줄어든다. 크로마키와 달리 조명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그림자 같은 입체적인 묘사 역시 가능하다. 무엇보다 배경에 나타나는 장면을 연기자가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하다.

VP를 구성하는 기술은 다양하다. 시각효과 전문기업 에프엑스기어에 따르면 VFX와 CG 등의 시각효과는 물론, 그래픽 엔진, 가상·증강현실, 디지털휴먼 등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이 활용된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모습. [사진=CJ ENM]

국내에서도 주요 분야 기술기업이 협력하면서 VP 스튜디오 구축과 활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CJ ENM과 협력했다. CJ ENM의 VP 스튜디오에 자사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을 비롯해 색감 조정이나 프레임 동기화 등 다양한 기술을 제공해 콘텐츠 제작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모듈형으로 조립하는 마이크로 LED의 특성 덕분에 곡면, 천장 등 다양한 형태로 LED 월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CJ ENM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2020년부터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를 위해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증강현실 등의 실감형 콘텐츠 기술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 스토리텔링을 부여하고 콘텐츠의 하나로 승화시켰다. 이미 이러한 콘텐츠는 케이콘(K-CON), 마마(MAMA) 등 글로벌 K팝 무대에 활용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한 갤럭시 언팩 행사에 VP를 통한 시각효과를 더한 바 있다.

SKT는 지난해 6월 VP 스튜디오 기업 비브스튜디오와의 협력을 발표했으며, 올해 4월에는 판교에 VP 스튜디오인 '점프 스튜디오' 구축에 나섰다. 1500㎡ 규모의 스튜디오에는 최대 18m 높이의 LED 월이 설치되며, 벽면뿐만 아니라 천장이나 바닥까지 디스플레이로 마감해 어떤 각도에서 촬영하든 시각효과를 표현할 수 있다. 올해 말 공개 예정인 점프 스튜디오는 우선 SKT 미디어 관계사의 영상콘텐츠 제작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B를 통한 유료방송, 웨이브를 통한 OTT, SK스토아를 통한 홈쇼핑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브이에이코퍼레이션과 손잡고 VP 사업에 나섰다. LG전자의 디스플레이와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에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시각효과 기술을 접목해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한다. 특히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올해 3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수도권에 11만5000㎡ 규모의 스튜디오 확충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