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한글'...다양한 시도 돋보인 한글박물관 특별전
2022-10-07 06:00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근대 한글 연구소'
예술이 된 한글은 끝없이 확장했다.
시각·제품·공예·패션·음악·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은 한글이 준 영감을 작품으로 꽃 피웠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영수)은 7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근대 한글 연구소’ 특별전을 선보인다.
2016년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 2017년 ‘소리×글자: 한글디자인’, 2019년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에 이어, 올해 4회째 열리는 한글실험프로젝트 ‘근대 한글 연구소’에서는 근대 시기 한글 자료를 예술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근대 시기에는 한글을 어떤 모양으로 조합하고 배열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한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철자법이 확립되어 가고, 세로로 띄어쓰기 없이 글을 쓰던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한글은 과거처럼 현재도 다양한 상상을 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 소장 자료를 예술 창작의 소재로 활용해, 한글문화의 지평 확대를 시도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소장 자료는 주시경 선생이 남긴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 <말모이>와 국어 문법서 <말의 소리>, 지석영이 편찬한 외국어 교재 <아학편>, 프랑스인 선교사가 편찬한 한국어 문법서 <한어문전> , 한글 띄어쓰기를 선구적으로 적용한 ‘독립신문’ 등이다.
전시는 ‘근대 한글 연구소’라는 공간을 설정하여 4개의 연구실로 구성했다. 1부 ‘동서말글연구실’에는 근대 시기 한글과 서양 언어의 소통이 반영된 <한어문전>등의 자료를 재해석한 작품을, 2부 ‘한글맵시연구실’에는 가로쓰기, 풀어쓰기 등 근대 한글 사용 방법의 변화를 작가의 시각에서 새로 표현한 작품을 전시한다.
3부 ‘우리소리실험실’에서는 근대 시기 대중에 큰 인기를 끌었던 판소리계 납활자본 고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4부 ‘한글출판연구실’에서는 근대 한글 출판물을 창작의 원천으로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5개의 기역/ 아야어여오’(유정민 작가)와 ‘권점: 띄어서 쓰기’(김무열 작가)는 ‘한글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확인시켜준다. 심청가를 바탕으로 만든 의상 ‘효’(김혜림 작가)와 박춘무 작가의 의상 ‘무제’는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음악 분야는 처음으로 한글실험프로젝트와 협업을 시도했다. 국악 아카펠라그룹 토리스는 판소리 ‘흥부가’ 중 ‘제비노정기’를 불렀으며, 작곡가 김백찬은 근대 한글 연구자 주시경을 기리는 노래 ‘그대의 꿈으로’를 작사·작곡했다.
전시장 한 쪽에 주시경 선생의 업적을 한데 모아 그를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만든 책인 <주기경선생유고>(1939)가 전시 된 가운데 그를 위한 노래가 전시장을 채운다.
“내가 지금 소리 내어 말하는 이것은 / 내가 지금 부르는 이 노래는 / 그 옛날 당신이 꿈꾸던 희망 / 그 옛날 당신이 바라던 세상”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전시는 내년 1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이후 베이징, 도쿄, 홍콩에서 순회전을 계획 중이다.
김영수 국립한글박물관 관장은 “근대 한글을 동기(모티브)와 소재로 한 예술, 산업, 공예, 디자인, 패션, 영상, 음악이 다채롭게 구성된 전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