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LH, 퇴직한 감정평가사와 계약 多…전관예우 의혹

2022-10-04 15:10
최근 10년간 총 54개 사업 중 46개 사업, 내부직원평가점수로 선정사 바뀌어

 

유경준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LH 전관출신 감정평가사가 있는 감정평가법인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감정평가사 선정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3기 신도시 사업시행자 심사 결과, LH출신 감정평가사가 속해있는 감정평가법인들이 대거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선정된 법인들은 객관적인 지표 평가(계량 지표)에서는 선정대상이 아니었지만, 내부직원평가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H의 공익사업 사업시행자 선정 절차를 보면, 사업부지 내 토지소유자들의 토지보상금을 평가하기 위해 100억 이상 대규모 사업의 경우 내부 시스템(KASS(Korea Land and Housing Appraiser Selection System))을 이용하여 감정평가사를 선정한다.
 
해당 내부시스템 점수 산정 지표에는 구체적인 점수 기준이 없는 ‘내부직원평가’항목이 있다. 유 의원은 이 항목을 이용해 현직 LH 직원들이 LH출신 감정평가사들을 의도적으로 밀어줄 수 있고 지적했다.
 
내부시스템의 점수 산정표를 살펴보면, 행정처분, 수수료 등 계량지표(80점)와 LH 내부 직원들이 해당 감정평가사에 점수를 부여하는 비계량지표(20점)로 구성돼 있다. 이 내부직원평가에서 선정 기업이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공공주택지구 보상 감정평가사 선정’점수 산정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총 54개 사업의 중 46개 사업은 모두 LH 내부직원 평가점수의 영향으로 선정된 감정평가법인의 운명이 바뀌었다.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보상 감정평가사 선정에서도 17개 사업 중 15개 사업이 내부직원평가로 선정법인이 전부 바뀌었고, 이들은 전부 LH 출신 감정평가사가 재직 중인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부시스템(KASS)을 이용하는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 사업’ 이외의 감정평가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앞서 LH에서는 2021년 6월 ‘5년 이내 퇴직자 관련 기업 수의계약 금지’방안을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LH출신 감평사 소속 법인과 121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LH출신 감평사 소속 법인과 체결하지 않은 나머지 930건의 경우는 내부시스템(KASS)을 이용하지 않고, 각 지사의 지역본부장이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입찰 비리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경준 의원은 “내부직원평가로 사업시행자가 뒤바뀌는 사례가 수도 없이 나오고 있다”라며 “근절을 위해 감사원 감사는 물론이고 사업시행자 선정 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H는 추정 감정평가액 100억원 미만의 감정평가의 경우, 감정평가법인등의 보수에 관한 기준에 따른 수수료가 국가계약법상 수의계약 가능한 금액보다 훨씬 낮아 수의계약으로 평가법인을 선정해왔다고 설했다. 

아울러 LH 관계자는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수의계약으로 선정하는 감정평가 기준을 기존 100억원 미만에서 50억원 미만으로 대폭 축소해 지침을 개정했다"며 "공사 퇴직자는 퇴직 후 1년간 수임을 제한하고 있으며, 수의계약의 경우 2년으로 확대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