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 '與野 민생협의체' 제안한 정진석···文정부 때리며 '야당 탓·언론 탓'

2022-09-30 00:00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야 중진협의체,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계속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번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 "자막 조작 방송"이라며 책임을 물었다. 현 경제 상황의 원인도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너무 짙은 게 사실"이라며 지난 정부 탓으로 돌렸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소야대 정국에선 아무리 일하고 싶어도 야당과의 협치 없이는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여야 중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반대로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이것만큼은 마음을 열고 받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는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선정한 100대 입법 과제를 거론, "아무리 우리가 100개의 법안을 마련해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도 통과시킬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민주당의 7대 중점 법안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맞지 않는 포퓰리즘 법안들이 대부분"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정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을 50차례 △경제를 21차례 △민생을 12차례 언급하며 "당과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경제의 기본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가겠다. 무엇보다 재정의 역할부터 재정립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위기는 지난 정부 탓으로 돌렸다. 그는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과도하게 늘려진 규제와 세금으로 민간의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며 "지난 정부의 무분별한 확장적 재정운용은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고 민간의 활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 오류를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또 민주당을 향해 협치를 어둡게 하는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이) 정권교체라는 명백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마지막 손에 남은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내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MBC도 정조준했다. 그는 "대통령은 치열한 외교 전쟁터에서 나라의 미래를 걸고 분투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 언론사가 국기문란 보도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적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연설을 혹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모든 게 다 정부, 야당, 언론 탓으로 돌리는, 무한책임 진 집권 여당 대표의 연설로 보기 어렵다"며 "과연 성난 국민의 마음을 듣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