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오르나" 베트남 동화, 역대급 강세 지속 이유는?
2022-09-29 10:49
베트남 동화(VND)가 계속해서 달러를 제외한 원화(KRW), 엔화 등에 강세를 나타내면서 상승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부터 베트남 동화는 미국 달러 대비 안정세를 지속한 가운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 달러 대비 가장 낮은 절하 폭을 기록하고 있다.
27일 베트남 중앙은행(SBV) 고시 기준으로 베트남 동화는 달러당 2만3740동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날 2만3725동보다 동화 가치가 0.05% 하락한 것이자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해서는 0.2% 평가절하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하면 평가절하 폭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와 비교해 달러 대비 일본 엔화는 25%, 유로화는 13.5%, 영국 파운드화는 20%, 원화는 15%, 태국식 바트화는 11.95% 하락했지만 베트남 동화는 불과 3.8% 하락하는 데 그쳤다.
베트남 동화가 이처럼 강세를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달러에 대한 풍부한 유동성 확보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베트남 무역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또한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미국 기업들이 대체지로 베트남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산업부에 따르면 8월까지 베트남은 약 40억 달러(약 5조708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799억 달러까지 늘어나 베트남은 미국의 8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매년 국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달러 송금액도 꾸준하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송금액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인 약 180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SBV)의 외환보유액은 약 89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지만 베트남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은 아직까지 충분하다는 평가다. VN다이렉트증권은 연말까지 외환보유액은 1100억~12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동화 안정세에 힘입어 베트남 공공부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43%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은 “베트남 동화는 최근 세계적인 경기 악화와 인플레이션 국면에도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베트남 경제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체질이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