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판 '수리남', 양국 합동작전으로 마약 적발 3배 늘어
2022-09-20 14:23
한국 정보요원 파견해 밀수 단속…필로폰 392만명 동시투약분 적발
최근 관세청도 태국 관세총국과 합동으로 마약밀수 단속작전을 펼쳐 불법 마약류 35건을 적발하고 밀수사범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작전으로 적발한 마약은 작전 시행 이전 대비 3배에 달하는 규모로 39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관세청은 20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양국 합동작전에 따른 단속 성과를 공유하고 공조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성과평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태국 등 동남아 지역 국가에서 들어오는 필로폰(메트암페타민) 밀수와 국내에서 검거되는 동남아 국적 마약사범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동남아 국가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필로폰 밀수 적발 건수는 79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 중 64%에 해당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태국발 밀수 적발 건수는 6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같은 해 외국인 마약사범 중 태국 국적도 8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해 11월 태국 관세총국에 합동 단속을 제안했으며 사이렌(SIREN)이라는 작전명으로 올 5월부터 현지 관세총국과 방콕 수완나품 공항 2곳에 합동단속 통제본부를 설치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정보요원 2명과 태국 현지 정보요원 2명이 이곳에서 마약류 밀수 동향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공유하면서 우리나라로 반입되는 태국발 마약류 은닉 의심 화물을 추적했다.
4개월간 펼친 단속 작전에서 필로폰 약 22㎏, 야바(YABA) 약 29만정 등 불법 마약류 35건을 적발했다. 중량 기준으로 적발된 필로폰은 합동 작전 이전 대비 3배 수준이며 야바는 8배에 달했다.
밀수 경로를 기준으로 국제우편이 29건으로 전체 중 83%를 차지했다. 특송화물은 4건(11%), 항공 여행자 휴대품은 2건(6%) 순이었다.
일례로 이번 작전 과정에서 양국 관세당국은 태국 현지에서 마약류 밀수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출입국 등 동향을 모니터링했다. 이들은 여행 가방 등받이에 필로폰을 은닉해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었는데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양국 관세당국이 올 5월 1명을 한국에서 검거하고 다른 1명을 6월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서 검거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작전에 대해 "관세청 최초의 양국 합동 마약밀수 단속 작전이자 한국·태국 관세당국 간 성공적인 공조 사례로 평가된다"며 "마약류 공급지와 소비지에 대한 관세당국 간 양국 합동단속이 글로벌 마약 공급망 차단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확인한 의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를 토대로 양국 관세당국은 이날 '마약류 단속에 관한 상호 협력 강화 의향서'도 체결했다. 의향서에는 합동단속 연례화, 마약류 밀수정보 실시간 교환, 세미나·인적 교류 활성화 등 내용이 담겼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마약류 주요 공급 지역에 있는 국가들과 양자 간 합동단속을 확대하고, 국내외 유관기관과 공조체계를 강화하겠다"며 "마약단속 수사 인력·조직과 마약탐지기 등 첨단장비를 보강해 밀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