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끝난 해운산업] 선박 매각 등 버티기 나선 해운업계, 투자업계와 몸값 두고 기싸움 계속
2022-09-20 07:05
가치 고평가에 M&A·신규 투자 없어
투자업계 "향후 헐값 매물 쏟아질 것"
투자업계 "향후 헐값 매물 쏟아질 것"
국내 투자은행(IB)업계가 해운사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초호황기를 누리며 지나치게 뛴 해운사들의 몸값이 기대 수익률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도 당장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기보다는 물동량 감소에 따른 선박 매각 등을 통해 시황 회복기까지 버틴다는 입장이다.
19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신규투자자를 유치한 폴라리스쉬핑을 마지막으로 국내 해운업계 인수합병(M&A) 매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 1위 HMM은 물론 신규투자자를 모집 중이던 중소·중견 벌크선사에도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시장의 평가와 해운업계의 평가가 괴리감을 보이면서 발생한 상황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초 5109.6에서 지난 16일 기준 2312.65로 54.74% 감소했다. 벌크선 운임 지수인 발틱 건화물선지수(BDI)도 같은 기간 2285에서 1553으로 32.04% 줄었다.
해운업계의 수익률 지표인 운임 하락은 곧장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HMM의 주가는 주당 1만9900원으로 52주 고점인 3만91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주가수익비율(PER)은 0.83배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1년간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낮은 상황이다.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는 팬오션의 이날 종가 기준 기업가치는 2조8493억원으로 고점 대비 44.04%나 하락했다.
운임 하락에 따른 기업가치 추락은 장기계약보다 단기(SPOT)계약이 주를 이루는 중소·중견선사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도 해운업계는 몸값을 낮추기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운임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또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수익으로 인해 자산이 크게 증가해 당장은 버틸 여력이 생겼다.
업계 1위인 HMM의 자산은 2019년 말 7조160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25조1771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의 자산도 같은 기간 4조4514억원에서 7조7007억원으로 73% 증가했으며, 탱크선 등을 운영하는 KSS해운의 자산도 약 65% 늘었다.
결국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해운업계와 투자업계의 기 싸움이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던 매물인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에 대해서도 IB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입자금 대비 확보 가능한 지분이 낮을뿐더러, 이자장사를 한다고 해도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에 따른 불황 위험요소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HMM의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산업은행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최소 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의 몸값이 과하게 비싸지만 수익성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만 해도 HMM의 몸값이 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었다. 지금에 와서는 최소 5조원 이상 최대 10조원까지 언급되고 있다.
M&A와 신규투자 유치 시계가 멈춘 해운업계는 내년까지 시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스폿계약 하락에 따른 손실은 중고선박 판매를 통해 메꾸고, 지난 2년간 불린 유동성 자산을 통해 시황 회복을 기다린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초호황은 아니라도 아직은 호황이라고 볼 수 있어, 투자자 유치에 있어 지나치게 기업가치를 낮출 필요가 없다”며 “주요 해운사들의 유동성 자산이 지난 2년간 두 배 정도 뛰었다. 어느 정도 장사만 된다면 향후 3~4년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 폭이 1% 미만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장 화물을 채우지 못하는 배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운임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다 선박 유지비가 운영수익을 넘어서게 되는 순간 헐값 매물들이 쏟아질 수 있다”고 했다.
19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신규투자자를 유치한 폴라리스쉬핑을 마지막으로 국내 해운업계 인수합병(M&A) 매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 1위 HMM은 물론 신규투자자를 모집 중이던 중소·중견 벌크선사에도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시장의 평가와 해운업계의 평가가 괴리감을 보이면서 발생한 상황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초 5109.6에서 지난 16일 기준 2312.65로 54.74% 감소했다. 벌크선 운임 지수인 발틱 건화물선지수(BDI)도 같은 기간 2285에서 1553으로 32.04% 줄었다.
해운업계의 수익률 지표인 운임 하락은 곧장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HMM의 주가는 주당 1만9900원으로 52주 고점인 3만91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주가수익비율(PER)은 0.83배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1년간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낮은 상황이다.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는 팬오션의 이날 종가 기준 기업가치는 2조8493억원으로 고점 대비 44.04%나 하락했다.
운임 하락에 따른 기업가치 추락은 장기계약보다 단기(SPOT)계약이 주를 이루는 중소·중견선사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도 해운업계는 몸값을 낮추기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운임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또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수익으로 인해 자산이 크게 증가해 당장은 버틸 여력이 생겼다.
업계 1위인 HMM의 자산은 2019년 말 7조160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25조1771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의 자산도 같은 기간 4조4514억원에서 7조7007억원으로 73% 증가했으며, 탱크선 등을 운영하는 KSS해운의 자산도 약 65% 늘었다.
결국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해운업계와 투자업계의 기 싸움이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던 매물인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에 대해서도 IB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입자금 대비 확보 가능한 지분이 낮을뿐더러, 이자장사를 한다고 해도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에 따른 불황 위험요소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HMM의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산업은행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최소 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의 몸값이 과하게 비싸지만 수익성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만 해도 HMM의 몸값이 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었다. 지금에 와서는 최소 5조원 이상 최대 10조원까지 언급되고 있다.
M&A와 신규투자 유치 시계가 멈춘 해운업계는 내년까지 시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스폿계약 하락에 따른 손실은 중고선박 판매를 통해 메꾸고, 지난 2년간 불린 유동성 자산을 통해 시황 회복을 기다린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초호황은 아니라도 아직은 호황이라고 볼 수 있어, 투자자 유치에 있어 지나치게 기업가치를 낮출 필요가 없다”며 “주요 해운사들의 유동성 자산이 지난 2년간 두 배 정도 뛰었다. 어느 정도 장사만 된다면 향후 3~4년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 폭이 1% 미만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장 화물을 채우지 못하는 배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운임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다 선박 유지비가 운영수익을 넘어서게 되는 순간 헐값 매물들이 쏟아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