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신축 철회에도···野 "김건희 지시" VS 與 "세금 낭비" 공방전

2022-09-18 17:26

대통령실이 영빈관 신축 철회 입장을 밝혔지만, 주말에도 여야의 날선 공방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혈세 낭비라고 지적하는 동시에 김건희 여사의 과거 발언을 근거로 ‘김 여사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집단적 망상”이라고 반발했고, 앞서 문재인 정부의 세금 낭비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외빈 접견, 행사 지원을 위한 ‘대통령실 주요 부속시설 신축 사업’ 예산 878억6300만원을 편성, 국회에 제출했다. 사실상 영빈관 신축이 골자다.

하지만 야당과 국민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윤 대통령은 직접 영빈관 신축 철회를 지시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가 “(영빈관을) 옮길 거야”라는 발언을 했던 사실이 재차 조명되며, 김 여사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5박7일간의 일정으로 영국ㆍ미국ㆍ캐나다 3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 탑승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런 야당의 주장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은 갑자기 영부인이 영빈관 신축을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집단적 망상에 빠져 특검을 외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의 태도는 당대표 부부에 대한 수사를 영부인 특검으로 물타기해야 한다는 강박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세금 낭비 의혹을 제기했다. 권 원내대표는 “나라빚 1000조 시대를 만든 민주당이 세금 낭비를 운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태양광 사업처럼 신부패 재생사업으로 전락하고 월성 원전 조기 폐쇄로 8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이 진짜로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합리적 의심을 ‘집단적 망상’이라고 하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막말, 국민을 매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가 영빈관을 신축하고자 한다면 먼저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지만 국무회의를 거쳐 예산부터 편성해놓고 국민에게 당당히 설명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논란이 커지자 ‘예산안 최종 결정권은 국회에 있다’고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대응 태도가 이렇게 부실하니, 국민들은 김 여사의 발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망상이라면 거리낄 것 없을 테니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자”며 “영빈관 신축이 추진되고 결정된 과정을 모두 확인하면 합리적 의심인지 망상인지 분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