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하다니."

우승 직후 기자회견장에 선 박민지의 환한 미소 사이에서 튀어나온 말이다.

박민지가 9월 18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종료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했다. 283타(5언더파)를 쌓으면서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원. 투어 최초로 2년 연속 누적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기자회견장의 낮은 의자 때문에 마이크를 쥐고 잠시 선 박민지는 "우승 퍼트가 들어가고 나서 '와, 내가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하다니'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6년간 1회를 제외하고 상위 10위에 안착했다. 성적은 좋았으나, 우승컵을 들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2017년 7위를 시작으로 2018년 5위, 2019년 2위, 2020년 15위, 2021년 4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6번 도전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어 박민지는 "라운드 초반에는 '잘 안 풀린다'고 생각했다. 13번 홀에서 긴 거리 퍼트가 들어갔을 때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부터 흐름을 탔다"고 덧붙였다.

박민지는 파3인 13번 홀에서 11.7야드(10.6ｍ) 거리의 긴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우승으로 치닫는 순간이다.

프로암 행사와 3라운드(15번 홀 더블 보기)에서 박민지를 괴롭히던 15번 홀은 조심스럽게 넘어갔다.

"15번 홀 실수들이 생각났다. 프로암 때 해저드에 빠졌고, 어제(3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3라운드에서는 더블 보기를 했다. 차분하게 생각했다. 실수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4승이자, 투어 통산 14승을 쌓았다. 메이저 우승은 내셔널 타이틀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다.
  박민지는 "승수가 쌓이면서 여유로워졌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위기가 찾아와도 조급하지 않았다. 챔피언 조에 들어오면 타수 차가 나든 나지 않든 흰색 옷을 입고, 갈아입을 옷을 준비했다. 우승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다. 그래서 그런지 늘 좋은 성적이 났다"고 설명했다.

박민지는 대회 전에 야디지 북을 분실했다. 캐디와 함께 야디지 북을 공유하면서 우승까지 왔다. "오히려 잘 된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지친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힘들다"는 외마디도 남겼다.

시즌 종료까지는 8개 대회가 남았다. 갈 길이 멀다. 박민지는 지난해(2021년) 6승을 기록했다. 현재 4승, 6승 돌파를 기대하게 한다.

기록 경신에 대한 질문에 박민지는 "(기록 경신) 욕심은 없다. 그저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최대한 감을 유지해서 지난해 하반기와 다르게 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