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사정기관 타깃된 신풍제약, 이유는?

2022-09-15 15:36

[사진=신풍제약]

신풍제약이 국세청, 검경 등 사정기관의 잇따른 타깃이 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성상욱)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신풍제약은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의약품 원료사와 허위로 거래하고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57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신풍제약은 과거 납품 업체 등으로부터 의약품 원재료 등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납품 단가를 뻥튀기했고 매출원가를 과대계상한 허위 계산서를 수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급해야 할 금액과 세금계산서 상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구체적으로 신풍제약은 납품 업체에 물품대금으로 현금 대신 다른 업체로부터 받은 약속어음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업체는 신풍제약으로부터 받은 약속어음의 일부를 신풍제약 임원에게 전달했고 임원은 약속어음을 사채시장에서 현금화해 오너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 임원이 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중 일부를 횡령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 역시 이 같은 의혹을 포착하고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 재무팀과 경기 안산시의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올해 5월 신풍제약 임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송치하고, 회사 법인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검경 수사에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6월 탈세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신풍제약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착수 4개월여 후인 지난해 9월 신풍제약을 상대로 8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당시 세무조사에서 신풍제약의 불법 리베이트와 최대주주·계열사간 자금 거래 과정에서 세금 탈루 사실이 있었는지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이 사정기관의 타깃이 된 것은 한 두해 만의 일이 아니다. 2010년대 초부터 국세청, 검경, 공정위 등 주요 사정기관의 수사와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과 2016년에 신풍제약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했다. 모두 불법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돼 있었다. 신풍제약은 2013년 세무조사 후 법인세 240억원을 납부했다. 2016년 조사에서는 국세청으로부터 200억원의 추징금을 받았다. 

신풍제약은 불법 리베이트 문제로 국세청 뿐 아니라 증권선물위원회, 식약처, 공정거래위원회 등 여러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검찰 조사도 받았다.

신풍제약은 2011년 증선위로부터 대표이사 해임 권고, 검찰 통보, 과징금 2620만원 등의 제재를 받았다. 2009년과 2010년 3분기까지 의약품 판매대금을 판매촉진 리베이트로 사용한 사실을 회계처리 하지 않고 매출채권을 과다계상하는 등 허위자료를 제출한 부분이 적발됐다.

증선위 처분에 이어 공정위도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신풍제약에 과징금 4억9200만원을 부과했다. 신풍제약은 당시 병·의원들에게 의약품을 납품하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골프와 식사 접대를 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비교적 최근인 2021년 12월에는 식약처로부터 신풍아테놀올정, 오페락신정 등에 대한 처방유도와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들에게 현금 300여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식약처는 신풍제약에 이들 품목에 대한 판매업무 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