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물가 쇼크] 물 건너 간 '베어마켓 랠리' 기대감… "코스피 2050선이 바닥" 경고

2022-09-14 18:11
물가하락 더뎌 변동성 장세 장기화 전망
주식비중 축소 권고… 고배당주에 관심을

[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미국의 8월 소비자물자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도 산산이 무너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는 국내 시장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CPI의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중인 반면 시장의 하락추세 역시 장기화 할 것으로 전망한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방어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59.07포인트(2.41%) 내린 2390.47로 출발한 뒤, 장중 2381.5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낙폭을 일부 회복하면서 1.5%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급락은 미국의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긴축 고삐가 강하게 조여질 것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결과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위험시장인 주식시장에 투자됐던 자금의 이탈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약세장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CPI가 피크아웃을 나타내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라는 분석이지만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주식 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는 미국 물가상승률의 완만한 피크아웃 경로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을 견인했던 주거비의 경우 전형적인 주택가격 움직임에 일정시차를 두고 쫓는 후행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주요도시 주택가격은 시장금리 상승 부담으로 점차 피크아웃을 시도 중”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CPI는 시차를 두고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방어적인 전략을 통해 연준의 고강도 긴축의지에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며 “물가상승률 하락이 기대보다 천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방어적인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100bp(1bp=0.01%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11월에도 기준금리 75bp 인상 확률이 크게 증가한 상태다.

강 연구원은 “주거비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이 연말까지 크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9월 FOMC 이후에도 연준은 당분간 고강도 긴축 의지를 보일 것이며 변동성 높은 시장 속 상대성과 측면에서 고배당, 저변동성 등 방어적인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지수는 최악의 경우 2050선까지 내릴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에 나선다면 현금을 늘리고 배당주와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변화가 가능하다”면서 “이번 하락추세에서 코스피의 바닥은 2050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전략적으로 주식비중을 축소하고, 현금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투자 관점에서는 통신과 손보 등 배당주와 음식료와 통신 등 방어주 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