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갈아치운 국고채 금리…한은 "연준 긴축 속 당분간 더 오를 것"

2022-09-10 18:14

국고채 금리 추이[사진=한국은행]


국내 국고채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조정 여파 속 이달 초 연고점을 경신한 가운데 앞으로도 당분간 미 연준의 긴축 강화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장은 한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국고채 금리 연중 최고치 재돌파, 그 배경과 평가는?’ 제하의 블로그 글을 통해 "그간 국고채 금리는 한은이 코로나 이후 이례적으로 완화했던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특히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는 미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조정이 주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지난 1일 각각 3.78%, 3.81%로 2011년 8월,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는 한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6월 중순 연고점을 기록했으나 그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8월 이후 다시 3년물, 10년물이 모두 60bp(1bp=0.01%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8월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8분여의 짧은 연설을 하는 동안 금리 상승이 가계와 기업에게 어느 정도 고통을 주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에 반영된 연준의 정책금리는 7월말께 3.42%에서 이달 2일 4.07%로 크게 뛰었다.

또한 한은의 경제전망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점도 국고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1%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한 시장 예상치가 2.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수치다.

여기에 연준, 한은의 긴축 강화 움직임은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를 강화시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 중순 이후 금리 하락을 기대하며 국채 선물 매수 포지션을 빠르게 구축했으나 8월 중순 이후 국채 선물을 순매도하며 그간 구축했던 매수 포지션을 빠르게 청산했다는 평가다. 특히 8월말 잭슨홀 이후 4영업일 동안 외국인은 3년물 국채선물을 3만 계약 이상 매도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25%포인트 뛰어올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외국인 국채 선물 매매와 국고채 금리 간 상관계수는 0.08 수준이었으나 6월 이후 0.63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한은은 이러한 상황 속 국고채 금리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다. 박 팀장은 “앞으로도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상황과 이에 따른 금리 전망의 어려움이 더해지면서 금리변동성이 낮아지기는 쉽지 않다"며 "더욱이 미국채 금리와 주요국 국채 금리의 동조화가 한층 심화된 상황에서 주요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채금리의 변동성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과도한 금리 변동성 확대가 경제주체들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운용을 저해하지 않도록 정책당국도 시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