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6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는 ‘초연결성’이 주목받았다.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가전을 통합 제어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기업들은 IFA 2022에서 고객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은 ‘홈 연결성 연합(HCA·Home Connectivity Alliance)’을 만들고, 내년 본격적인 초연결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HCA는 스마트홈 생태계 확대를 위해 지난해 8월 설립된 단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아르첼릭 등 국내외 가전업체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사는 각 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클라우드상에서 상호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에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기에 의장사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자사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업데이트를 통해 HCA 표준을 적용할 예정이며 LG전자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 경우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스마트싱스 앱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포함해 13개 회원사의 냉장고, 세탁기 등 15개 제품군, 40개 이상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도 도입이 완료되면 LG 씽큐(ThinQ)를 통해 타사 가전제품 제어가 가능할 전망이다.
 
반대로 13개 브랜드의 스마트 홈 앱으로도 삼성전자, LG전자의 다양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다만 주요 가전 기업 중 아직 미국 월풀과 독일 보쉬, 일본 파나소닉 등은 합류하지 않은 상태다.
   
실제 IFA 현장에서는 삼성전자가 HCA 시연을 통해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타사 기기와의 연결 경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싱스로 독일 그룬디히의 세탁기와 제너럴일렉트릭의 오븐, 터키 베스틸의 식기세척기 등을 원격 제어했다.
 
시연을 직접 선보인 최윤호 HCA 대표는 “올해는 타사 기기 간 연결에 집중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기기 간 연결을 통한 에너지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많이 쓰는 기능들을 중심으로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HCA뿐만 아니라 ‘연결성 표준 연합(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에도 의장사로 참여하고 있다. CSA는 스마트홈 기기를 위한 개방형 통신 프로토콜 규격을 개발 및 표준화하는 단체다. 500개 넘는 기업이 회원사로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호 연결성이 강화하며 각 사가 차별성을 구축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단순 연결, 제어만으로는 고객경험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결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그 외 차별화 기능으로 예를 들면 업(UP)가전을 통해 맞춤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이에 씽큐를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고, 그게 차별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