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여왕 서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 주목
2022-09-09 10:08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999년 4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남편 필립공과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앞서 1992년 찰스 왕세자 부부가 한국을 찾은 뒤 7년 만에 군주가 방한한 것이다.
1883년 한국과 영국이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맺고 수교한 이래 영국 국가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기 때문에 한·영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혔다. 국민들도 116년 만의 영국 최고위 귀빈에 큰 관심을 보이며 환영했다. 당시 영국 여왕을 보기 위해 하회마을에 1만여 명의 구경꾼이 몰리기도 해 화제가 됐었다.
생일상에는 편육, 찜, 탕 등 47가지 전통 궁중음식이 차려졌고 생일상의 백미로 나뭇가지에 각종 꽃과 열매를 장식한 높이 60㎝의 떡꽃 화분이 올랐다. 이날 생일상은 안동소주 기능보유자인 전통음식연구회 회장 조옥화 여사(2020년 별세)가 준비했다.
당시 여왕은 안동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을 방문했고, 풍산 류씨 문중 고택 충효당을 방문했을 때는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등 한국의 예법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 한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방한 이후 영국 버킹엄궁에 방문한 신임 주영 대한민국 대사들에게 "하회마을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일상이 인연이 되어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지난 2019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한 20주년을 맞아 안동시 하회마을을 찾기도 했다. 앤드루 왕자는 어머니가 찾았던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 이른바 '퀸스로드'를 다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