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대비] 노인 연령 74세 상향 가능성…재정부담 완화 vs 복지 축소

2022-09-06 14:39
노인연령 점진 상향시 2100년 노인부양률 36%p↓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기에 앞서 영상보고서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구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년에 한살씩 노인연령을 지속적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정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끊임없이 표출되는 만큼 노인복지제도 전반의 노인연령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노인연령이 상향됨에 따라 노인복지가 축소될 수 있는 만큼 고령 취약계층의 건강 속도, 개선 속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6일 발간된 KDI 포커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를 통해 "우리나라는 노인부양률이 30∼40년간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높아져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인 인구 비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총부양률도 2058년부터 100%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이 연구원은 노인 개념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 노인 복지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노인 연령 기준은 1981년에 제정된 노인복지법상의 65세로 통용되고 있다. 49개 주요 복지 사업 가운데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24개 사업이 수급 연령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쓰고 있다.

이 연구원은 부양 부담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2025년부터 10년에 1세씩 지속해서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노인 연령을 기대여명 20년 기준으로 조정한 수치다.

이를 적용하면 2100년도에 노인 연령은 74세가 된다. 노인부양률은 60%가 돼 현재 노인 연령 기준인 65세로 유지할 때보다 36%포인트가 낮아질 것으로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는 노인연령을 높이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전제로 했다. 전체 인구 기대여명이 포괄하지 못하는 질병 및 장애 부담, 성별·지역별·소득별 격차가 존재하는데 노인 연령만 축소하면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사회적 합의 없이 외부 충격에 의해 급격하게 노인연령이 상향 조정되면 이해충돌이 발생하면서 다시 하향 조정 논의가 생긴다"며 "그럴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인연령 상향 조정에 대한 적응이 어려운 취약집단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민간의 적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사전 예고를 해야 한다"며 "고령 노동자의 특성을 감안한 고령자 노동 공급 및 수요 촉진 노력도 지속적으로 동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