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가입 막아라…금감원, 내년 실손 단체보험도 중지 제도 도입

2022-09-04 14:37
개인·단체 상품 중복 시 직접 선택해 중지 가능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중복 가입을 막기 위해 소비자가 개인과 단체 실손보험 중 하나를 직접 선택해 중지하는 방안을 내년에 도입한다.

기존 개인 실손보험은 쉽게 중지가 가능했으나 단체 실손보험은 회사를 통해야 하는 등 중지 절차가 복잡했다. 중복 가입자가 133만명에 달하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개인과 단체 실손보험에 대해 불필요한 중복 가입을 해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을 개정해 내년 1월 이후 시행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소비자가 개인 실손보험 가입 시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됐을 때 개인 실손 보험을 중지할 수 있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하지만 단체 실손보험은 회사가 사원 복지 차원에서 가입하다 보니 직원 개인 실손 가입 여부까지 확인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중복 가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2009년 9월 실손 표준화 이후 2개 이상 실손에 중복 가입한 보험 소비자는 지난 3월 말 기준 133만명에 달했다. 이들 중 95%인 127만명이 개인 실손보험과 단체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실손보험 중복 가입을 막기 위해 단체 실손보험 중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단체 실손은 직원이 회사를 통해 중지 신청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었다. 내년부터는 직원이 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보험사에 단체 실손 중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발생하는 환급 대상 단체 실손 보험료는 회사가 아닌 직원들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했다.

또한 개인 실손보험 중지 후 재가입 시 상품선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개인 실손보험 중지 후 재가입 시 ‘재가입 시점 상품’과 ‘중지 당시 본인이 가입했던 종전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실손보험 중복 가입 해소 방안에 대한 소비자 안내도 강화한다. 계약 체결뿐 아니라 개인 혹은 단체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 시에도 개인·단체 간 실손보험 중복 가입 해소 방안을 재안내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실손보험 중지제도 정비 등을 통해 중복 가입에 따른 불필요한 보험료 이중 부담 사례가 최소화되는 등 보험소비자 권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은 보험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금년 중 추진할 예정이며 약관 등 기초서류 변경, 전산시스템 정비 등이 완료되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손보험은 상해나 질병 치료를 받고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여러 개에 중복 가입했더라도 치료비를 초과해 이중으로 보상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