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수출 경쟁력 살린다…무역금융 역대 최대 351조원 투입

2022-08-31 15:46
5개월 연속 무역적자 위기… 중국·반도체·에너지 리스크 중점 관리
수입보험 품목 한시 확대…가격 급등 LNG, 'LPG·바이오연료'로 대체

수출항에 선적 대기 중인 컨테이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역보험 체결 한도를 역대 최대 규모인 351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이달까지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예상되는 등 수출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책이다.

정부는 31일 부산신항에서 대통령 주재로 제7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수출 지원 확대 △3대 수출입 리스크 대응 강화 △수출 산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민관 합동 수출 지원 체계 가동 등 내용을 담은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올 들어 7월까지 수출액은 411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같은 기간 153억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번 대책을 통해 수출을 총력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수출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과 부담 경감을 위해 무역보험 체결 한도를 351조원까지 늘리고 수입보험 적용 대상 품목과 한도를 9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예산 9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중소·중견 수출기업 750개에 물류비를 추가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수출 실적이 없는 내수 기업에도 수출성장금융을 50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유망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출 전 주기에 걸친 지원도 강화한다. 수출 기업 규제·애로 해소를 위해 업종별 협·단체를 통해 접수한 건의 과제 139건 중 33건을 연내에 해결한다는 목표다. 

최근 수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대중국 수출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ICT 융·복합, 첨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서비스 등 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산업·통상장관회의 개최와 한·중 경제장관회의 정례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전체 수출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 지원도 강화한다. 반도체 기업이 향후 5년간 340조원 이상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향후 10년간 인력 15만명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에너지 수입과 관련해 수요 관리와 효율화를 통한 수입액 절감을 추진한다. 가격이 급등한 LNG와 석유를 LPG와 바이오 연료 등으로 대체하고 산업, 건물, 수송 3대 분야 에너지 수요 효율화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비상경제민생회의 일정 [표=아주경제]

주력 산업 초격차 유지를 위한 투자 확대 방안도 이번 전략에 담겼다. 주력 품목 고도화와 친환경화를 위해 2026년까지 정부가 연구개발(R&D)에 약 3조7000억원을 지원하고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 등을 통해 민간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또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반도체, 조선 산업 등에 석·박사급 R&D·설계 인재 육성과 재직자 교육 지원을 통해 2026년까지 14만명 규모로 주력 산업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이 밖에 대학 특화과정 신설, 외국인력 제도 개선을 통해 산업계 현장 인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방산·원전·플랜트 등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의 성과를 앞당기기 위한 지원 방안도 추진된다. 방산과 관련해서는 범부처 지원 체계를 구축해 미국 등 핵심 시장에 대한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수출용 성능 개량, 국제 공동개발 확대 등을 통해 연간 수출액 2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원전 수출을 위해 최근 출범한 원전수출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국가별 맞춤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세일즈 통상 확대, 기술·인력 양성, 노형·기자재 등으로 수출 다각화 등 수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지원을 총괄하기 위해 국무총리 주재로 무역투자전략회의를 10월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또 산업부 장관 주재 회의를 열어 주요 업종별 협·단체, 유관기관 등과 함께 수출 현황을 수시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4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등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간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던 한국 수출이 최근 대내외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민관이 다 같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 전력 세부과제 [자료=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