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로 만나는 '디자인의 모든 것'...DDP '매거진 라이브러리'

2022-08-26 06:00
서울디자인재단 'DDP 2.0 디자인 라키비움화' 첫 프로젝트…변화의 시작
한국 디자인誌 선구자 '꾸밈'부터 인테리어와 디자인 잡지 역사가 한눈에
시대별 서울시민 생활사·디자인 트렌드 '타임머신' 탄 듯…창간호 실물도

지난 23일 서울 중구 DDP ‘매거진 라이브러리‘에서 만난 신윤재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R&D센터장(가장 왼쪽)과 팀원들.  [사진=유대길 기자]

“잡지는 앞서 가는 사람을 소개해 독자가 같이 뛰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잡지는 풍향계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알 수 있는 ‘매거진 라이브러리(Magazine Library)’를 통해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부는지를 공부하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 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세상이다.

‘제33회 잡지의 날’에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 말은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큰 위안을 준다. 풍향계 역할을 해주는 잡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잡지는 가까이에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중구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가면 ‘디자인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지난 7월 13일 문을 연 ‘매거진 라이브러리’에서는 그래픽, 산업디자인, 인테리어 및 공간, 뷰티·패션, 라이프 스타일 등 디자인 관련 분야 잡지 107종을 열람할 수 있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7월 열린 ‘매거진 라이브러리 개관 포럼 및 간담회’에서 “시대의 기록이 담긴 잡지를 통해 국내외 디자인 역사와 디자인이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R&D센터 디자인전략팀이 주축이 돼 만든 ‘매거진 라이브러리’는 ‘DDP 2.0 디자인 라키비움(Larchiveum)화 중장기 계획’ 중 첫 번째 프로젝트다. 변화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을 말한다.

지난 23일 DDP ‘매거진 라이브러리‘에서 만난 신윤재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R&D센터장은 “변화하는 트렌드와 이슈를 편하게 접하기 좋은 매체 중 하나가 잡지라고 생각한다“며 “시민이 매월 발간되는 잡지를 편하게 열람하는 것뿐 아니라 전시와 행사,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했다. 개관 이후 이전보다 2배 이상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설명했다.
 

‘매거진 라이브러리’ [사진=서울디자인재단]

◆ 잡지의 과거와 현재 모두 만날 수 있는 ‘잡지 박물관’

매거진 라이브러리는 ‘잡지 박물관’이다.

국내 잡지로는 안상수 디자이너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해 국내 디자인 담론을 주도한 격월간지 <꾸밈>부터 국내 인테리어 분야의 권위 있는 공모전 중 하나인 ‘한국인테리어 디자인 대전’을 개최해 온 <월간 인테리어>와 명실공히 국내 대표 디자인 트렌드 전문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월간 디자인> 등 한국 디자인 발전에 이바지한 잡지가 가득하다.

1977년 1월 창간한 <꾸밈>은 그래픽디자인, 공예, 건축 등을 다루는 디자인 전문지로 월간 디자인과 함께 국내 디자인 담론을 주도했다. 창간 초기부터 한글 디자인 계보를 살피고 시각디자인 담론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1980년 초반을 기점으로 건축 전문지로 방향을 재편해 ‘타운 스케이프’라는 주제로 1970~1980년대 서울 도시 거리 풍경의 기록과 도시 속 구조물, 조형물, 건축물, 환경 등 다양한 거리 풍경을 연재했다.

빛바랜 잡지가 품고 있는 과거의 버스 정류장, 거리의 포스터, 가로수 등 사진은 타임머신이 돼 관람객을 그 시절로 안내한다.

<월간 인테리어>는 1986년 10월에 창간된 공간디자인 전문지로 1988년부터 '한국 인테리어 디자인 대전'을 개최하는 등 국내 인테리어 디자인 발전과 공헌에 기여한 매거진이다.

1976년 국내 최초로 발행된 디자인 전문지인 <월간 디자인>은 디자인 전 분야를 다루며 현재까지도 매월 당시 트렌드와 새로운 영감을 전달하고 담론을 이끌고 있는 선도적인 매거진이다.

개관에 맞춰 국내 주요 매거진을 주제로 개최되는 '기록에 머물다, Stay with the Record' 전시도 준비돼 있다. 전시는 한국 디자인 잡지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꾸밈> <월간 인테리어> <월간 디자인>의 과거 기록을 각 잡지 호수를 대표하는 사진들을 연대순으로 배치해 보여준다. 창간호, 10주년 기념호, 발간 100호 등 대표 발간 호수 잡지를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전시는 매거진 라이브러리로 진입하는 복도 쪽에서 관람 가능하며 진입로에는 <월간 디자인> 10주년 특집호인 100호 잡지가 전시돼 있다. 전체 282쪽에 달하는 100호 내용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간략히 살펴볼 수 있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꾸밈>과 <월간 인테리어> 창간호 실물과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전체 페이지가 전시돼 있다. 잡지별 소개와 최신호 페이지 검색은 미디어 존에 비치된 태블릿 8개를 통해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코너별로 서울시민의 당시 생활사와 시대별 디자인 트렌드, 디자인 이슈 등을 각각 엿볼 수 있다.

매거진 라이브러리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설날과 추석 명절 당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