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운영 미숙·소통 부재, 마차 시위로 확산...제 2의 트럭시위 되나

2022-08-24 22:29
日 서버와 차별 논란·중요 업데이트 늦은 공지 등에 이용자들 '폭발'
"기대했던 게임인데 운영진 이해도 바닥...소통 부재 넘어 관심 없어"
"30분 만에 950만 원 모여...마차에 현수막 싣고 판교역 간다"
"게임 망하기 원하지 않아...사태 수습 바라는 게 이용자 다수 마음"
총대진, 말 건강 챙기는 등 세부 사항도 챙겨...카카오게임즈는 추가 공식 입장 無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가 운영 미숙과 소통 부재로 논란인 가운데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차 시위를 계획하며 예시로 든 사진.[사진=우마무스메 마차 시위 총대진]


[이코노믹데일리] 인기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 불거진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미숙과 소통 부재 논란이 운영진을 규탄하는 마차 시위로까지 이어진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국내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모인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항의성 문구가 실린 현수막과 마차를 조만간 판교역에 보내기로 결의했다.

 

우마무스메에 생긴 이번 논란은 지난 21일 이후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문제삼는 주요 요소는 ▲게임 내 유료 재화 지급량, 이른바 '사료'가 일본 서버보다 적어 차별을 한다는 점 ▲중요 업데이트인 '챔피언스 미팅'에 대한 공지가 늦은 점 ▲특정 캐릭터를 뽑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픽업 이벤트' 기간이 일본보다 2~3일가량 줄어든 점 ▲원하는 캐릭터를 얻기 위한 이른바 '리세마라' 작업 차단 의혹 등이다.

 

아래는 마차 시위를 계획 중인 총대(책임자)진 중 한 사람 20대 A씨와의 일문일답.

 

Q. 시위 취지는 어떻게 되나.

 

우마무스메는 1년 6개월여 전에 일본에 출시(출시일은 지난해 2월 24일)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하기 원한 게임이다. 일본어라는 장벽에 막혀 국내 출시를 기다리다가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일본 서버(좌)와 국내 서버(우). 같은 이벤트이지만 진행 기간이 국내가 다소 짧다.[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 카페 캡처]

 

논란은 운영진이 제공하는 유료 재화, 그러니까 사료 부분에서 일본보다 국내 이용자들이 덜 받는 데서 촉발됐지만 이것만 관계있지는 않다. '(게임 내 문제가)안 걸리면 장땡이다'라는 식의 운영은 그동안 국내 다른 게임사들에서 많이 봐와서 익숙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게임인데 운영진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이해도가 바닥이라면 이용자들의 목소리라도 들어야하는데, 카카오게임즈는 소통의 부재를 넘어서 이용자 목소리에 아예 관심 자체가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마차 시위의 시작은 이런 점에서 이뤄졌다고 본다.

 

Q. 시위는 어떻게 진행하나.

 

우선 커뮤니티 관리자 중심으로 총대진이 구성돼있다. 커뮤니티를 통해 마차에 붙일 그림과 문구 등을 이용자 추천 순으로 선정한 뒤 현수막 업체에 제작을 요청할 계획이다. 오늘(24일) 도안을 만든 뒤 내일부터는 제작 절차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내일 오전 중으로는 도안과 현수막 제작 절차가 마무리될 것 같고, 빠르면 다음 주 내로 카카오게임즈 본사로 마차를 보내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전할 계획이다.

 

Q. 모금이 30분 만에 끝났다고 들었다.

마차 시위 모금이 있던 지난 23일 모금 마감 공지를 알리는 커뮤니티 내 공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맞다. 어제(23일) 저녁 10시경 총대진 중 한 사람이 계좌를 만들어 커뮤니티 이용자 중심으로 후원을 받기 시작했고, 약 30분 만에 954만9418원이 모였다.

 

Q. 공식 카페나 타 커뮤니티와 공조를 하진 않나.

23일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에 오른 운영진 비판 게시물들.[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 카페 캡처]

 

우선 카카오게임즈가 운영하는 공식 카페는 이용자들이 의견을 모으기가 어려운 구조다. 운영진의 관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판글이 자주 삭제되기도 한다. 다음 카페의 경우에도 비판글은 올라오지만 마차 시위와 관련한 추진력은 우리 쪽 말고는 전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Q. 운영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우마무스메 말고도 다른 게임도 많이 할 것으로 알고 있어서 이런 오만한 마인드로 운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유명한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만 하면 알아서 돈이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나 우마무스메가 망하길 원하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카카오게임즈가 현재까지의 운영과 관련한 실패를 책임지고, 오히려 논란을 이용해 발전한다면 카카오게임즈나 이용자 모두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사태에 대한 수습을 바라는 게 이용자들 다수의 마음이다. 다만 현 사태를 불러온 운영진 자체는 교체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는 인기 경주마를 모에화(의인 및 캐릭터화)한 게임으로, 육성과 상호작용이 반복되는 게임 특성상 캐릭터(말)에 대한 몰입도와 애정이 높아진다. 

 

총대진 역시 이번 마차시위를 준비하며 시위에 나설 말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시위에 나설 말로는 은퇴한 경주마로 마차 등을 끌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그레이스'를 선정했고, 말의 건강과 동물단체 측 문제제기 등을 고려해 더위가 심하지 않은 날을 골라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현수막은 마차에 건다던지, 말의 더위와 피부병을 방지하기 위한 블랭킷(담요)을 제작한다던지 하는 세부적인 사안도 논의 중이다.
 

우마무스메 마차 시위 총대진이 시위 예시로 든 사진.[사진=우마무스메 마차 시위 총대진]

 

아울러 현재 시위에 나설 말을 관리하는 한국마차회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말 건강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모금액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현재는 모금이 마감됐지만 카카오게임즈 측 대응에 따라 2, 3차 시위가 계획되면 모금도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총대진은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대응을 빠르게 내놓고 시위가 조기에 마무리되는 경우 남은 모금 금액을 동물단체나 유관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마차를 이용한 시위의 법적 검토와 지방자치단체로의 문의, 경찰청을 통한 집회 신고 등 세부적인 사안도 논의와 추진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공지 외에는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저녁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우마무스메의 앱 평가점수(평점)는 최하점(1점)에 가까운 1.1점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