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선의 중국보고] "칩4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22-08-18 16:24
中외교부 관계자의 칩4 질문공세
美 주도 칩4에 거센 반발 느껴져
사드 끄집어내 韓 압박하는 中
'지피지기 백전백승' 전략이 필요
美 주도 칩4에 거센 반발 느껴져
사드 끄집어내 韓 압박하는 中
'지피지기 백전백승' 전략이 필요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한 지도 어느덧 5개월이 흘렀다. 그간 코로나 사태로 대면하기 힘들었던 중국 외교부 관계자와 최근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중국 생활에 적응은 잘 하는지, 취재에 불편함은 없는지, 처음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한 대화가 오갔다. 그러다가 중국 경제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기자에게 그는 칩4 동맹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미국이 내세우는 칩4 동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국은 칩4 동맹에 참여할 것 같냐, 한국인은 칩4 동맹 참여를 어떻게 생각하냐,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은 어떻게 될까, 칩4 동맹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등등···. 각종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1시간가량 이어진 티타임에서 거의 절반은 칩4와 미국의 대중 압박 이야기로 채워진 것 같다. “칩4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으시네요”라는 기자의 말에 “칩4 동맹과 관련해서는 상무부 업무 관할이지만 우리(외교부)도 관심이 많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는 정말 칩4에 대한 기자(한국인)의 의견이 궁금했을까, 한국의 여론 동향을 살펴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혹시 중국 정부가 이렇게 칩4 동맹을 엄중히 생각하고 있으니, 기사를 신중히 쓰라는 무언의 압박(?)이었을까. 실제 기자가 만난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대외정책 브리핑이나 외신 기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날 대화에서 미국이 중국을 표적으로 삼은 칩4 동맹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심이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태풍 속에서 칩4는 '태풍의 핵'이 됐다. 칩4 동맹을 둘러싼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우리나라 일각에선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하지 않는다는 ‘3불(不)’에다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 입장까지 표명했다며, 한국을 압박하는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미·중 관계 전문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이 사드를 철수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드 문제를 자꾸 거론하는 건 지난 몇 년 간 사드를 내세워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재미를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사드 철수를 목적이 아닌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사드는 미·중 갈등 격화 속 칩4 동맹 문제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실제 한국 반도체 산업은 딜레마에 갇혔다. 수출의 60%(중국 본토 40%, 홍콩 20%)가 중국으로 향한다. 한국으로선 시장(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진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미국)도 포기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칩4 동맹을 두고 중국에서 쏟아지는 질문은 기자를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나라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이 중에서 답하기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국익, 상호존중, 공동이익 등 현란한 외교 수사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든 난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실질적으로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상대는 어떤 카드를 쓸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국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으나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一勝一負)"고 했다.
미국이 내세우는 칩4 동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국은 칩4 동맹에 참여할 것 같냐, 한국인은 칩4 동맹 참여를 어떻게 생각하냐,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은 어떻게 될까, 칩4 동맹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등등···. 각종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1시간가량 이어진 티타임에서 거의 절반은 칩4와 미국의 대중 압박 이야기로 채워진 것 같다. “칩4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으시네요”라는 기자의 말에 “칩4 동맹과 관련해서는 상무부 업무 관할이지만 우리(외교부)도 관심이 많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는 정말 칩4에 대한 기자(한국인)의 의견이 궁금했을까, 한국의 여론 동향을 살펴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혹시 중국 정부가 이렇게 칩4 동맹을 엄중히 생각하고 있으니, 기사를 신중히 쓰라는 무언의 압박(?)이었을까. 실제 기자가 만난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대외정책 브리핑이나 외신 기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날 대화에서 미국이 중국을 표적으로 삼은 칩4 동맹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심이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태풍 속에서 칩4는 '태풍의 핵'이 됐다. 칩4 동맹을 둘러싼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우리나라 일각에선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하지 않는다는 ‘3불(不)’에다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 입장까지 표명했다며, 한국을 압박하는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미·중 관계 전문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이 사드를 철수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드 문제를 자꾸 거론하는 건 지난 몇 년 간 사드를 내세워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재미를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사드 철수를 목적이 아닌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사드는 미·중 갈등 격화 속 칩4 동맹 문제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실제 한국 반도체 산업은 딜레마에 갇혔다. 수출의 60%(중국 본토 40%, 홍콩 20%)가 중국으로 향한다. 한국으로선 시장(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진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미국)도 포기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칩4 동맹을 두고 중국에서 쏟아지는 질문은 기자를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나라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이 중에서 답하기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국익, 상호존중, 공동이익 등 현란한 외교 수사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든 난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실질적으로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상대는 어떤 카드를 쓸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국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으나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一勝一負)"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