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환경 급속도로 악화"…무역손실 증가세 이어져
2022-08-16 16:12
올해 경상수지 적자 전망도
일본 경제에 위험 신호가 계속 감지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3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부에서는 경제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구매력 지속적으로 하락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지난 15일 일본 내각부의 발표를 인용해 무역손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무역손실은 전기 대비 4조5664억엔 증가했다. 증가폭은 비교 가능한 1994년 이후 최대다. 닛케이는 "(이같은 통계는) 일본 경제 여건이 전례 없는 속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무역손실의 증가는 갑작스러운 국제 환경 변화의 영향이 크다. 특히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국제원유를 비롯해 원자재와 식량 가격이 크게 급등했다. 여기에 2022년 들어 가속화된 엔화 약세도 수입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반면, 세계경제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엔화 약세는 수출 증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기 대비 연 2.2% 증가로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개인소비 증가와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무역손실의 증가로 국내총소득(GDI)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GDI는 한 국가가 벌어들인 생산물 가치(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입 단가 등 교역조건 변화로 생긴 무역 손익을 반영해 산출한 금액이다.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뜻하기도 한다. GDI가 줄었다는 것은 일본 국민들의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2분기 일본의 실질 4~6월기의 실질 GDI는 전기대비 연율 1.2% 감소했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 예상
일본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45조9378조엔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은 53조8619조엔으로 집계되면서 무역수지는 7조9241조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엔저와 원자재, 식량 가격 급등이 무역적자의 폭을 키웠다. 무역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고 있다. 일본의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1% 급감한 3조5057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최저 규모다. 1차 소득수지의 흑자폭이 무역적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해외 자산의 이자와 배당 소득 등이 포함된 1차 소득수지는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근간 중 하나다. 다만 엔화 가치 급락과 국제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경상수지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닛케이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이 120엔,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일 경우 일본의 경상수지가 9조8000억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앞서 "일본 소득수지의 절반 가까이는 제조업의 해외 이전에 따른 현지법인의 이자와 배당이다"라면서 "이는 형태를 바꾼 수출이며 경쟁력 저하와 함께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